로제가 그래미 어워드 공연 앞두고 공개한 엘르 인터뷰
로제의 목소리로 재정의하는 사랑, 그 뜨겁고 강렬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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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제의 엘르 2월호 커버 인터뷰 전문 공개
- 2026 그래미 어워즈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로제의 소감
- ‘APT.’ 도입부의 가사 ‘채영이가 좋아하는’에 한글 본명을 넣은 이유
- 로제는 지금 어떤 모험을 꿈꾸고 있나요?
지난 2025년을 보내며 ‘함께 나눈 웃음도 많았고, 친구들만 볼 수 있었던 눈물도 많았다. 올해는 놀라움, 웃음, 축하, 사랑과 슬픔 그 모든 것들이 뒤섞인 한 해’라는 말을 SNS에 남겼어요
감사하게도 더 큰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던 한 해였거든요. 처음 시도해 보는 것도 많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감정을 느꼈어요. 마치 4~5년을 1년으로 압축시킨 것 같았달까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말하죠. “첫 앨범을 내기까지 평생이 걸린다”고. 제 평생을 기다려 만든 솔로 앨범 <rosie>로 많은 사랑을 받고, 블랙핑크 신곡 발매와 월드 투어,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까지…. 새로운 경험과 변화들이 한꺼번에 몰아치니,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던 걸요.
이 말도 덧붙였죠. ‘기쁨과 슬픔을 모두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여전히 나 자신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로제는 언제나 나 자신이길 꿈꾸나요
그럼요. 기쁘고 재미있고 감사한 순간이 많았던 만큼 어렵고 버거운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걸 통해 배운 점이 많아요. 변화 속에서도 ‘내 안에 있는 나는 여전히 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제가 입은 라발리에르 코트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생 로랑의 옷은 늘 새로움을 안겨주죠. 이날 의상도 굉장히 강렬했는데, 촬영 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더군요! 함께 현장을 만들어가는 건 얼만큼 중요한가요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매번 다른 컨셉트가 주어지고, 그에 맞춰 새로운 얼굴을 선보여야 할 때가 많아요. 그럴수록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지켜 나갈지가 중요하더라고요. 건강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이 중요하단 걸 조금씩 터득하게 됐어요. 겁내지 않고 의견을 나누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나의 팀으로 멋진 결과를 완성할지 고민하죠. 초반에는 그런 ‘본딩’의 시간이 쉽지는 않아요. 늘 긴장되고 조심스럽지만, 어느 순간 그 벽을 자연스럽게 넘게 되고, 이후부터 훨씬 수월해져요. 그래서 지금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전보다 덜 망설이고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여전히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은 어렵습니다. 많이 해봤다고 쉬운 건 아니거든요. 두려움과 부담을 건강하게 꺼내 놓고 해결해 나가는 노력과 과정이 더 재미있는 협업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패션은 음악 이외에 로제의 내면을 말해주는 또 다른 도구인가요
제 일상의 ‘톤 앤 매너’를 바꿔주죠! 밖으로 나설 때 오늘 어떤 일상을 보내고 싶을지 고민하고 상상하면서 옷을 선택하잖아요. 기분과 태도를 전환해 주는 일, 생 로랑은 제 삶에서 그 역할을 멋지게 해주고 있어요. 옷을 입는 순간 ‘나는 당당하고 씩씩한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갖게 해주고, 그걸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 주거든요. 오랜 시간 함께하며 매 시즌 패브릭과 디테일을 직접 경험하면서 제 취향도 분명해졌고, 함께 쌓아온 시간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고 있는 느낌을 받아요.
발매된 지 꽤 됐지만, 지금까지도 ‘APT.’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곧 개최될 그래미 어워드에 총 세 부문 후보로 올랐는데, 수상 결과를 떠나 덕분에 K팝 세계가 떠들썩해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존경하던 가수들 사이에 후보로 오른 것 자체가 현실감이 없거든요. 그저 좋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팬들이 하나로 연결돼 같은 음악을 즐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제가 그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제 노미네이트에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것도 절실하게 느껴요. 굉장히 즐겁게 작업하며 만든 곡을 브루노와 협업하고, 전 세계 리스너들이 한층 더 풍성하고 멋지게 만들어주는 경험은 정말 놀라웠어요.
주변 사람들이 당신보다 더 기뻐하더군요(웃음). 팬들이나 회사 식구들 혹은 브루노 마스에게 들었던 인상적인 축하 인사가 있었나요
안 그래도 브루노가 “Congratulation on everything”이라고 말해줬어요(웃음). 정말 고마웠죠. 너무 놀란 나머지 현실감이 없었는데, 눈을 떠보니까 간밤에 문자가 엄청 와 있더라고요! 사실 주변의 엄청난 축하를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만큼’이나 문자가 와 있는 걸 보고 꼭 생일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제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죠.
로제가 입은 패러수트 캔버스의 라발리에르 코트와 펌프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차트 성적이나 반응이 작업 방향에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이 기분 좋은 설렘의 영향을 어디까지 허용하나요
그 반응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는 건 사실이에요. 사람들이 어떤 지점에서 공감하고 즐거워했는지 한 번 더 곱씹게 되죠. ‘APT.’가 사랑을 받은 이유를 떠올리면, 단 하나의 요소로 설명하기보다 여러 감정과 순간이 겹쳐 만들어진 ‘마법’에 가까워요. 중요한 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결과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계산된 방식으로 만들었다면 앞으로도 같은 공식을 반복해야 했을 텐데, 저에게 ‘APT.’는 그저 자연스럽게 찾아온 ‘매지컬’한 순간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음악이 만들어지는 순간, 그때 주어진 감정과 분위기를 잘 기억하고 싶었죠. 그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이 앨범이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음악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저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면, 그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으로 이어진다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요.
‘APT.’ 도입부 가사는 ‘로제가 좋아하는’이 아닌 ‘채영이가 좋아하는’으로 시작되죠. 한글 본명을 넣은 이유가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머뭇거렸어요. 영어로 가사를 쓰는데 너무 한국적인 표현을 쓰는 게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오히려 문화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았죠. 그 부분을 영어로 번역할지 잠깐 고민하기도 했지만, 한국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파트니까 제 한국 이름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제 경험을 더 정확하게 담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혼자 그 파트를 녹음하다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소리가 필요하단 걸 느껴서 급하게 동료 직원 언니에게 잠깐 들어와 달라고 했고, 그렇게 같이 녹음했어요. 나중에 언니도 “이게 대체 뭐야?”라며 엄청 웃더라고요(웃음).
요즘 또 다른 솔로곡 ‘toxic till the end’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로제 보컬의 정수가 느껴져요. 제목대로 감정을 숨기지 않는 곡이고, 가끔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하죠
매번 느끼지만 부를 때마다 집중되는 감정 포인트가 달라지기도 해요. 그래서 재미있는 곡이죠. 라이브로 부를 땐 현장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고요. 다른 곡도 물론이에요. ‘two years’라는 곡은 더 꾹꾹 눌러서 부르는 느낌이 좋았고 ‘number one girl’은 집에서 혼자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부를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요즘 리스너들의 범주도 넓어지고 있더라고요. 국가와 연령대가 점점 확장되는데 특히 ‘APT.’ 같은 곡을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면 어때요
재미있어요! SNS에서 아이들이 모여 따라 부르는 걸 보면 너무 귀여워요. 동시에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음악이 주는 힘이 있다는 걸 깊이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죠.
로제가 입은 코트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그래서일까요?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릴 때 저는 크리스마스를 정말 좋아했어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자라면서 우리 가족에게 크리스마스는 아주 큰 문화였고, 너무 사랑하는 시즌이었죠. 그런데 성인이 되고 환경이 조금씩 변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예전만큼 기다려지지 않더라고요. 애써 연말에 들뜨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을 때도 있었어요. 몇 년 동안 그렇게 연말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하루를 조금은 다르게,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다 ‘APT.’로 정말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어디를 가도 아이들이 반겨주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감사했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였어요. 연말에도 밖에 나와 마음껏 놀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을 텐데, 직접 찾아가서 마음을 전하고 같이 놀면서 선물도 나누면 뜻깊은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았어요. 마침 친구 한 명이 비슷한 경험을 통해 좋은 기억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해주었고, 그때 번쩍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그래서 용기 내 찾아갔어요.
그 아이들의 눈빛 하나하나가 여전히 마음에 남는다죠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아주 깊이 기억에 남아요. 매일 그 친구들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르고요.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SNS에 올리는 게 맞는지 고민했지만, 결국 관심이 커질수록 더 도움이 될 수 있고, 아이들도 더 많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용기를 냈어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로제는 꼭 모험가처럼 보여요. 귀엽고 때론 아주 멋지죠. 지금 어떤 모험을 꿈꾸고 있나요
마침 올해를 더 모험적으로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무엇이든 정해두지 않고 마음껏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싶어요. 스스로 가두지 않고, 진짜 나를 찾아 나서면서요. 그동안 너무 바빠 일에만 집중했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살던 동네도 가보고 싶고, 그런 소소한 여행을 하며 영감을 받고 싶어요. 두려움을 최대한 없애고, 자유롭게 나아가 보려고요.
어려움이 있어야 모험이겠죠? 큰 파도가 찾아올 때 스스로 해주고 싶은 말은
그저 즐기라고요. 아직 처음 경험하는 게 많다 보니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모험을 하되, 최대한 즐겨 보려고요.
언젠가 로제의 솔로 월드 투어도 있겠죠? 마지막 곡을 무엇으로 장식할지 상상해 본다면
어머, 마지막 곡이요? 그건 너무 어려워요(웃음)! ‘APT.’를 한 번 더 하려나? 아니면 데뷔곡을 불러야 할까요? 자세히 생각은 못해봤는데…. 추억이 많은 곡으로 엔딩을 하는 게 좋겠어요.
Credit
- 패션 에디터 이하얀
- 피처 에디터 전혜진
- 사진가 김신애
- 스타일리스트 윤애리
-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세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원정요
- 네일 아티스트 박은경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온도)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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