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과 문상민이 영화 '파반느'로 말하는 연애의 온도
“촬영 내내 혼자였다는 느낌을 받은 적 없어요.” 고아성과 문상민은 청춘의 결핍을 마주본다. 서로를 향한 구원에서 출발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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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마음속 스위치를 켠 순간
」이종필 감독과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후 <파반느>로 6년 만에 만났죠
이전에 감독님과 촬영한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저는 감독님들과 두 번째 작품을 하게 될 때마다 ‘이 사람이 나를 한 번 더 믿어주는구나’라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한번 제 세계를 들여다본 사람이니까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도 괜찮겠다는 믿음이 생기죠.
음울한 인상 때문에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미정’을 맡았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미정을 규정하게 만든 단서가 있다면
감독님이 해주신 말이 하나 있었어요.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주창한 ‘푼크툼(Punctum)’이라는 개념인데, 여러 사람 사이에 섞여 있어도 혼자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존재를 뜻해요. 그 설명을 듣는 순간 미정이라는 인물이 선명해졌어요. 원작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경록이 미정을 처음 만났을 때 “늘 시청하는 토요일 쇼 프로그램에서 어떤 예고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요들 송을 부르는 아저씨가 나온 기분”이라는 구절이 있거든요. 그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디에 있어도 조금 어긋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이요.
원작 소설은 문단을 시작하고 끊는 방식이 독특하잖아요. 그런 리듬이 영화 대본에도 있는지
그렇진 않았어요. 원작에 비해 표현 방식이 조금 차이가 났거든요. 이전부터 소설 원작 작품을 여러 번 연기하면서 느낀 건 영화에 들어가지 않는 책의 문장들이 현장에서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거예요. 마음 한구석에 쌓아두고 있다가 어느 순간 표정이나 호흡으로 튀어나오거든요. 원작에서 미정의 과거 장면 중 이런 슬픈 내용이 있어요. 학창 시절 외면당하다가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지만, 그 친구 역시 따돌림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 미정을 외면하게 돼요. 그 외로운 문단을 계속 떠올리면서 대사도 설명도 없는 장면에서 미정이 혼자였던 시간을 마음속으로 이어간 것 같아요.
드레이프 디테일의 니트 톱과 레이어드한 레드 컬러 니트 톱, 블랙 미니스커트는 모두 Loewe.
그러던 미정이 경록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건 마치 ‘구원’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니까요. 하지만 순탄하지 않았죠. 미정에게는 일종의 ‘스위치’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상황에 따라 마음을 여닫는 스위치요. 미정은 사랑을 시작하고도 마냥 행복해하지 않아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록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이 상태로 버림받으면 돌이킬 수 없이 무너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먼저 왔거든요. 그래서 언제 마음을 여는지보다 언제까지 버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경록을 맡은 문상민 배우와는 첫 호흡이죠. 첫인상은 어땠나요
키가 무척 크더라고요(웃음). 처음에 둘 다 서서 인사했는데, 키에서 오는 불균형이 이 영화에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키가 크고 잘생겼다는 인상보다 실제로 만났을 때 뿜어져 나오는 기운 같은 게 있었어요. 겉으로는 차분한데 속은 굉장히 뜨거운. 그걸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 그래서 ‘아, 상민은 이미 경록이 된 상태로 현장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20년 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멜로 장르는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현장에서 체감한 감정도 이전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그럼요. 이전 작품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순간이 많았어요. 이를테면 대사를 주고받다가 그 대사 자체보다 상대 배우의 태도나 눈빛 때문에 감동하는 순간이 있었거든요. 멜로영화는 두 인물이 마주보는 구도가 많잖아요. 투 샷도 많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도 길고요. 그런데 촬영하다 보면 한쪽만 찍는 경우도 많아요. 보통 상대 배우가 자리를 비우고 잠깐 수정하러 가거나 쉬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데, 상민이는 꼭 거기 서 있었어요.
고아성이 입은 옐로 레더 원피스는 Loewe. 하프 슬리브 톱은 Ice Dust. 문상민이 입은 그레이 울 맨 재킷과 클레릭 블루 맨 셔츠는 모두 Dior.
일부러 그렇게 남아 있던 것 같았겠네요
네. 멀리 떨어져서 인사하는 장면을 찍을 때도 저만 카메라에 담기는데 꼭 멀리서 인사해 줬어요. 그 모습이 계속 잔상처럼 남는 거예요. 그래서 촬영 중간중간에 ‘내가 지금 이 인물들을 너무 사랑하고 있나?’라는 혼란스러운 순간도 있었어요(웃음).
촬영이 끝난 뒤에는 감정적으로도 여운이 많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
무척 슬펐어요. 특히 아이슬란드 장면이 거의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그때는 ‘이제 얘를 보내줘야 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요. 제가 그런 마음을 안고 현장에 갔는데, 신기하게도 상민이 역시 그걸 귀신같이 알아챈 느낌이었어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한 단어로 꼽는다면
음… ‘찰나’라는 단어요. 멋있지 않아요(웃음)? 늘 경록을 보고 있는 시간은 유한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아쉬웠고요. 그런데 ‘찰나’라는 단어를 받아들이면 이 모든 걸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사랑도 찰나고, 청춘도 찰나고, 한 사람과 한 사람이 이렇게 조우하는 순간도 다 찰나잖아요. 경록과 미정은 영원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서로의 시간을 붙잡는 존재였어요. 저는 그게 이 관계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고아성이 입은 워크 재킷은 Tonywack. 스트라이프 크롭트 톱은 Isabel Marant Étoile.
이종필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고아성 배우가 스스로 ‘이 인물의 눈을 갖고 있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의 의미를 자세히 듣고 싶어요
처음엔 감독님이 제 캐스팅을 망설였어요. 제가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유관순’, <한국이 싫어서>의 ‘계나’처럼 줄곧 당당하고 소신 있는 역할을 해왔으니까요. 그때 저는 이런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감독님을 설득했어요. 어떤 연기자 선배가 해준 이야기인데, “노숙자 역할을 맡는다면 헝클어진 머리나 허름한 옷이 아니라 눈만 봐도 그 사람의 삶이 보여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저는 스스로 깊이 들여다봤을 때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나약하고, 그 모습을 잘 숨기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미정이 가진 눈을 이해할 수 있었죠.
배우로서 자신의 숨겨진 면을 대중 앞에 드러낸 거네요. 작품을 촬영한 후에 남은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후련함도 있었고, 성취감도 있었어요.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감정은 자유로움이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역할 때문에 혹은 스스로 선택해서 숨겨왔던 제 곤궁한 모습을 꺼내는 과정이 연기하기 전에 꼭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 자신 없는 모습이 드러나도 위축되지 않았어요. 경록에게 “왜 이렇게 저한테 잘해줘요?”라고 묻는 장면이 있어요. 대본으로 보면 잔잔하게 흘러가는 대사인데, 막상 찍으려니까 너무 슬픈 거예요. 감정적으로 울어야 할 장면도 아닌데 많이 울었어요.
<파반느> 이후의 고아성은 배우로서 어떤 시기에 와 있는 것 같나요
좀 더 유연해져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최근 촬영하면서 자동적으로 카메라 쪽으로 몸을 튼 저를 보고 놀랐어요. 너무 오래 카메라 앞에 있다 보니 매너리즘이 생겼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서 지금은 한번 세게 흔들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마침 <파반느>를 통해 멜로에 도전했고, 윤가은 감독님과 <극장의 시간들>을 작업하면서 아역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하는 역할도 맡았어요. 저도 아역배우 출신이라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서보니까 제가 이미 어른이 돼 있더라고요. 그 순간 ‘인생이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바냐 삼촌>으로 첫 연극에 도전하는데, 오로지 관객의 눈을 향해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설레요. 변화에 유연하게 맞서는 것, 그게 지금 제가 배우로서 가져가고 싶은 태도예요.
고아성이 입은 드레이프 디테일의 니트 톱과 레이어드한 레드 컬러 니트 톱, 블랙 미니스커트는 모두 Loewe. 레이스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문상민이 입은 그레이 브이넥 맨 니트 톱은 Dior. 패턴 타이는 Dolce & Gabbana.
문상민이 정의하는 구원적 사랑
」<파반느>가 첫 영화 주연작이죠.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이건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결심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첫 영화이기도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작품에 대한 욕심이 컸거든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경록이라는 인물이 데뷔 초 때의 저와 닮았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어요. 겉은 웃고 있는데 안에서는 웃지 못하는 상태. 개인으로서도, 연기자로서도 부담감이 계속 남아 있었어요. 20대의 불안한 청춘이라는 감정이 겹쳐 보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더 애정이 갔고, 뭉클했어요.
미정을 만나기 전까지 경록은 표정이 거의 없는 인물이었죠. 연기하면서 집요하게 고민한 지점은
음, 대사보다 표정에 집중했어요. 경록의 표정은 무기력해 보이지만, 감정이 텅 빈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만의 무언가가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울을 많이 봤고, 일상에서도 ‘지금 내 표정이 어떤 상태지?’ 되뇌면서 지속적으로 체크했어요. 특히 초반부에 문틈 사이로 얼굴이 보이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첫 등장인 만큼 더 신경 썼어요.
경록이 미정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촬영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답을 못 찾았어요. ‘왜 좋아할까’를 계속 고민했는데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이유를 찾지 않기로 했어요. 이유를 붙이려는 순간 오히려 감정이 갇히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두컴컴한 지하 주차장에서 미정을 처음 마주하는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 이후로 경록은 자꾸 미정에게 눈길이 가죠. 자연스럽게 미정을 따라가고, 지켜보고, 어느 순간에는 그냥 미정 옆을 지키게 되고요. 이런 부분으로 미뤄봤을 때, 저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꼭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경록도 결국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그레이 니트 톱은 Moonsun. 버건디 이너 웨어 톱은 Recto.
본인조차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경록에게 미정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경록과 미정, 요한 모두 각자의 이유로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에요. 누구 하나 덜 외로운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외로운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서로 완전히 의지하는 관계라기보다 혼자 버티던 삶을 더 이상 혼자만의 문제로 느끼지 않게 되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무용수가 꿈인 경록에게 ‘춤’은 각별한 요소죠. 라디오를 켜고 클래식 음악에 따라 무용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연습할 때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나요
대학 입시 때 잠깐 현대무용을 연습한 적 있지만 오랜만에 하니까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기술적으로 잘 추는 춤보다 경록의 감정과 상황을 드러내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그 지점에서 생각이 같으셨고요.
작품 속에서 여러 차례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지만, 후반부에서 미정에게 “춤출까?”라고 묻고 추는 춤은 확실히 다른 결이었어요
그 차이를 알아주니 감사하네요. 앞선 춤은 어느 정도 준비된 감정과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었어요. 그런데 미정과 추는 마지막 춤은 뭔가를 드러내기 위한 춤이 아니라 함께하는 분위기를 나누는 장치였어요. 감독님도 그 장면에서는 감정에 집중하길 원하셨어요.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만 꼽는다면
음, 하나만 꼽기 어려운데 초반과 후반 하나씩 꼽아봐도 될까요(웃음)? 초반에는 요한과 처음 조우한 장면을 얘기하고 싶어요. 그 장면이 경록이라는 인물을 처음 소개하는 페이지 같았어요. 마음속에 외로움만 지닌 한 남자로요. 후반에는 미정이 떠난 뒤, LP 바에서 음악을 듣고 나와 오열하는 장면을 꼽고 싶어요. 그때 경록은 처음으로 완전히 무너져요. ‘미정이 없으면 나는 끝인 사람이구나’를 드러내는 장면이죠.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감독님이 함께 응원해 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더 기억에 남아요.
고아성이 입은 베이지 컬러 테일러드 재킷은 Celine. 문상민이 입은 라이트 그린 리본 셔츠는 Zara. 레이어드 셔츠는 Andersson Bell.
미정 역을 맡은 고아성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아성 누나는 처음부터 미정으로 현장에 와 있었어요. 굳이 관계를 빨리 좁히려 하지도 않았고요. 그 거리감 덕분에 저도 자연스럽게 경록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계속 누나를 보게 되고, 확인하게 됐고요. 신기했던 건 미정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움츠러든 캐릭터인데도 함께 연기하는 입장에서 누나의 에너지가 분명히 느껴졌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게 관록이구나 싶었죠. 사실 나이 차나 경력 차이가 꽤 나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런 걸 신경 쓸 틈이 없었어요. 이미 우리는 미정과 경록이 돼 있었기 때문에 그 감각만으로 충분한 순간이 많았어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모든 순간이 함께였다는 느낌이에요. 각자 혼자 촬영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촬영 내내 ‘혼자였다’는 기억은 거의 없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어요. 무전기로 고백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였는데, 원래는 혼자 연기해야 하는 신이었어요. 그런데 멀리서 누나가 조용히 서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굳이 가까이 오지도 않고, 말을 건네지도 않았는데 그 존재 자체가 힘이 됐어요. 저희는 뜨겁게 맞닿는 관계라기보다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감정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게 경록과 미정의 사랑이고, 동시에 저와 누나가 현장에서 나눈 감각이기도 했어요.
미정이 사라진 뒤, 전화로 애원하듯 우는 장면은 특히 감정의 농도가 짙어요. 어떤 마음으로 그 장면을 준비했나요
사실 그렇게까지 울 생각은 없었어요. 현장에 가기 전에는 아련하게 울지, 조금 참을지 정도만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감정을 이입하니 확 달랐어요. TV 화면에서 자신을 떠난 아버지가 꾸린 새로운 가정과 딸의 모습을 보고, 그 뒤로 미정이 사라진 상황이 겹쳤죠. 그러다 전화기 너머로 미정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감정이 훅 쏟아졌어요. 눈물도, 콧물도 많이 나왔고요(웃음). 여태껏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처절한 얼굴로 운 적은 없던 것 같아요.
문상민이 입은 그레이 브이넥 맨 니트 톱은 Dior. 패턴 타이는 Dolce & Gabbana.
연기적으로 참고한 영화나 인물이 있었나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 선배님을 많이 떠올렸어요. 감독님도 추천해 주셨고, 마침 제가 좋아한 작품이었죠. 분위기도 그렇고, 감정의 결도 경록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2022년 <슈룹> 이후 <웨딩 임파서블> 그리고 <은애하는 도적님아>까지. 작품마다 다른 결의 시간을 지나온 지금, 배우 문상민은 어떤 지점에 서 있나요
많은 작품을 해온 건 아니지만 각자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 아쉬운 순간도 많았고, ‘내가 이 옷을 입는 게 맞나’라는 고민도 한 적 있거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쌓인 경험들이 결국 <파반느>로 이어진 것 같아요. 경록이라는 인물은 처음 느껴보는 캐릭터였어요. 저는 여전히 제 얼굴을 찾아가는 중이더라고요. 아직 해보지 않은 것에 더 도전해 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번 <파반느>는 스스로에게 어떤 기준이 될까요
배우 문상민에게 이런 얼굴도, 이런 목소리도, 투박함도 있었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면 좋겠어요. 그동안 좀 매끈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까슬까슬하고, 정돈되지 않은 얼굴로 나와요. 영화를 보고 ‘문상민에게 이런 모습도 어울리네’라고 느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저조차도 몰랐던 얼굴을 처음 마주하게 해준 작품이니까요.
Credit
- 에디터 정소진·박찬
- 사진가 고원태
- 패션 스타일리스트 황금남·윤진
- 헤어 스타일리스트 박미형·은진
-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보영·은우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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