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쉐안트를 입으면 사랑 고백 확률이 높아진다?
핸드메이드 브랜드 크로쉐안트는 바늘과 손으로 작업하며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지금의 브랜드를 만든 결정적인 순간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에겐 공통적 고민인데 ‘전공을 살려 먹고살 수 있을까?’가 당시엔 가장 큰 고민이었다. 운 좋게 실을 계속 만지며 작업할 수 있는 스튜디오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배운 감각이 지금의 크로쉐안트의 출발점이다.
본인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실로 무형의 것을 엮어내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은 단순한 재료지만, 손을 거치면 형태가 되고, 시간이 쌓이면 의미가 된다. 나는 그 과정을 다루는 사람이고, 결국 실과 손, 반복되는 시간으로 무언가를 엮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바늘과 뜨개라는 방식은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느린 작업이다. 그럼에도 이 방식을 택한 이유는
섬유미술을 공부했는데, 그중 태피스트리가 전공이었다. 한 코 한 코 쌓아 올리며 완성하는 작업인데, 그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스스로 들인 시간만큼의 결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크로쉐안트 역시 태피스트리 작업으로 시작했다. 다만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 코바늘을 선택했다. 바늘과 실만 있으면 편물부터 조형 작업까지 폭넓게 구현할 수 있는 기법이라는 점이 매력적이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과 맞다고 생각했다.
디자이너에게 ‘만든다’는 행위는 어떤 의미인가
작품을 보여주는 직업으로서 결과는 늘 중요하다. 핸드메이드 작업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 크로쉐안트 모자들 역시 초반에 만든 것과 현재 모자를 비교하면, 핏이 조금씩 달라진 걸 느낄 수 있다. 원하는 형태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을 풀고 다시 제작하는 과정을 거친다. 뜨개 작업은 완성된 상태에서 부분적으로 수정하기 어려운 공예법이다. 작은 변화를 줄 때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작업처럼 쉽게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때도 많다. 하지만 결국 그 과정을 거쳐야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크로쉐안트 제품에는 손맛이 있다. 이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바라보나
크로쉐안트는 공산품이 아니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공장에서 만든 오차 없이 정밀한 제품과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되 공장에서 나올 수 없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핸드메이드 작업 시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질문은
이 작업이 왜 핸드메이드여야 할까? 오래 걸린다는 이유만으로 작업에 의미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작업할 때마다 방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크로쉐안트는 브랜드지만 동시에 디자이너의 취향과 세계관이 그대로 드러난 공간처럼 느껴진다
브랜드를 전개하며 어느 순간 크로쉐안트를 나와 동일시했다. 구분이 점점 더 흐려지는 것 같다. 내 안에 가장 예쁘고 좋은 것만 추려서 표현한 것이 곧 크로쉐안트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하지 않은 선택이 있다면
‘트렌드’라는 흐름에 편승할지에 대한 고민. 흔들리기도 하지만 크로쉐안트가 추구하는 방향은 누군가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마음을 다잡는다. 오래된 뜨개 책을 모으는데, 책을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본질에 대해 다시 복기하곤 한다.
브랜드가 지금보다 더 성장한다면, 지키고 싶은 기준은 무엇인가
티끌만큼이라도 핸드메이드적 요소를 담을 것.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에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 있나
흐려진 상태로 지낸다…. 그렇지만 뜨개질에 있어서는 ‘일하는 뜨개질’과 ‘쉬는 뜨개질’을 구분한다. 쉬는 뜨개질은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작업이나 선물인데,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다.
크로쉐안트의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제품에는 늘 사랑스러움이 묻어 있었으면 한다. 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도 스스로 사랑스러워진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이런 바람이 이뤄지는 느낌이 드는 건 크로쉐안트를 입고 다닌 사람들이 사랑 고백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을 때다(웃음).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크로쉐안트를 흰머리 나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운영하는 것. 영원히 뜨개질하는 삶을 꿈꾼다.
브랜드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손에서만 나올 수 있는 특별함.
Credit
- 에디터 장효선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엘르 비디오
엘르와 만난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