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마드리드에서 사람들이 줄서서 구경하는 고층 빌라

스페인 건축에서 손꼽히는 아이코닉한 주거 공간은 어떻게 에너지 소비를 제로에 가깝게 낮췄을까.

프로필 by 길보경 2026.05.17

아이코닉한 건축이 패시브하우스 기준을 충족하며, 거의 제로에 가까운 에너지 소비를 달성할 수 있을까? CSO 아르키텍투라(CSO Arquitectura) 설립자 하비에르 데 안톤 프레일레는 자신의 집으로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는 사엔스 데 오이사가 구상했던 ‘하이 라이즈 빌라(High-Rise Villa)’ 개념을 동시대적 감각과 기술로 계승한 사례다.

CSO 아르키텍투라 설립자이자 건축가 하비에르 데 안톤 프레일레는 원목 걸레받이와 곡선 모서리, 라디에이터 커버, 천장의 곡선 몰딩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CSO 아르키텍투라 설립자이자 건축가 하비에르 데 안톤 프레일레는 원목 걸레받이와 곡선 모서리, 라디에이터 커버, 천장의 곡선 몰딩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주방과 거실은 모두 기존의 곡선 벽을 그대로 존중했다.

주방과 거실은 모두 기존의 곡선 벽을 그대로 존중했다.

레너베이션 과정에서 원형 기둥과 음식 운반용 리프트를 복원해 화이트 컬러로 통일했다. 장식은 최소화하고 구조와 형태를 전면에 드러낸 선택이 공간에 한층 맑은 긴장감을 부여한다.

레너베이션 과정에서 원형 기둥과 음식 운반용 리프트를 복원해 화이트 컬러로 통일했다. 장식은 최소화하고 구조와 형태를 전면에 드러낸 선택이 공간에 한층 맑은 긴장감을 부여한다.

“매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건물을 보고 싶다며 밖에 모여 있어요. 그럴 때 제가 얼마나 특별한 공간에 살고 있는지 실감하게 돼요.” 그는 가족과 함께 수년간 토레스 블랑카스에 거주해 왔다. 처음에는 임대였고, 2021년부터 이곳에 자신의 집을 마련했다. 주거 개입의 출발점은 무엇보다 세월 속에 묻혀 있던 프로젝트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주방과 욕실의 노란 타일을 하나씩 정리해 교체하고, 외부 셔터와 노란 파베 블록, 22층에 있던 옛 레스토랑과 주거 공간을 연결하던 음식 운반용 리프트를 복원했다. 또 테라스를 개방하고, 대형 유리창으로 실내를 연결함으로써 ‘모든 공간이 정원과 맞닿아 있는 고층 빌라에 사는 감각’을 구현했다. 원목 걸레받이와 곡선형 코너, 라디에이터 커버, 천장의 곡선 몰딩 등은 사엔스 데 오이사의 언어를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요소다.


모로소(Moroso)의 고건(Gogan) 소파와 쿠션으로 꾸민 거실에는 테라스를 마감한 타일 일부를 실내로 들여왔다. 벽면 마감은 스페인산 내추럴 오크.

모로소(Moroso)의 고건(Gogan) 소파와 쿠션으로 꾸민 거실에는 테라스를 마감한 타일 일부를 실내로 들여왔다. 벽면 마감은 스페인산 내추럴 오크.

거실에는 하비에르 데 안톤 프레일레가 디자인한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플로스(Flos)의 프리스비(Frisbi) 조명, 비트라(Vitra)를 위해 찰스 & 레이 임스가 디자인한 DCW 체어 그리고 토뇨 카무냐스의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거실에는 하비에르 데 안톤 프레일레가 디자인한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플로스(Flos)의 프리스비(Frisbi) 조명, 비트라(Vitra)를 위해 찰스 & 레이 임스가 디자인한 DCW 체어 그리고 토뇨 카무냐스의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거실의 대형 목재 서가를 비롯해 대부분의 가구를 맞춤 제작했다.

거실의 대형 목재 서가를 비롯해 대부분의 가구를 맞춤 제작했다.

여기에 패시브하우스(Passivhaus) 원칙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췄다. 주택 전체에 고성능 단열 외피를 적용하고, 목재 프레임의 3중 유리 창호를 설치했으며, 열 회수형 기계 환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조치 덕분에 난방 에너지 소비를 최소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사용된 모든 자재가 최대한 친환경적이도록 신경 썼죠.” 시간의 층위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기준으로 더욱 정교해진 집. 결코 현재성을 잃지 않는 건축을 더욱 ‘현재형’으로 갱신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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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길보경
  • 글 에두아르도 인판테
  • 사진가 하비 리코 / 마드리드 브루탈리즘
  • 패션 스타일리스트 메르세데스 루이즈-마테오스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