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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니까 망했다고요?! 결말이 궁금해지는 '망한 사랑' 로맨스 3

드라마 <멋진 신세계>부터 영화 <헤어질 결심>까지, '남의 망한 사랑은 정말 재밌다'는 말에 부합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모았다.

프로필 by 이인혜 2026.06.01

"남의 망한 사랑은 정말로 재미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죠. 이른바 '망사(망한 사랑)'라 불리는 이 코드는 가망이 없거나 이미 파국을 맞았음에도 계속해서 마음이 가는 관계를 말합니다. 과거의 뻔한 비극과는 다르게 해석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요즘 세대에게 망한 사랑은 단순한 실패담이 아니라, 이뤄지지 않아서 오히려 상상할 여지가 많은 미완성의 이야기거든요. 이와 더불어, 엇갈리는 감정선 자체를 하나의 오락처럼 뜯어보고 즐기는 놀이 문화로 확고히 자리 잡은 시점이죠.



#01. 망한 사랑의 정석?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속 전생 서사


<멋진 신세계> 스틸컷

<멋진 신세계> 스틸컷


현재 방영 중인 SBS <멋진 신세계>는 지금 뜨는 '망한 사랑'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는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재벌 차세계(허남준)의 얽히고설킨 서사가 중심이에요. 극 중 두 사람의 궁합을 본 무당이 "해가 뜨니까 망한 거다, 망한 사랑이다"라고 단언할 만큼, 애초에 매끄러운 로맨스와 거리가 멀죠.



특히 차세계의 꿈을 통해 드러난 전생의 서사는 이들이 왜 지독한 '망사'로 얽혔는지 설명해 줍니다. 전생의 단심(임지연)은 역모에 몰린 사랑하는 현(허남준)을 살리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하고, 현은 단심을 지키고자 그 누명을 기꺼이 뒤집어쓰며 파국을 맞이하거든요. 현생으로 이어진 이들의 관계 역시 '악연이자 상극'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자꾸만 끌리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습니다.



#02. 뒤틀린 애증의 끝, 영화 <파과>조각X투우


영화 <파과> 포스터

영화 <파과> 포스터

영화 <파과> 포스터

영화 <파과> 포스터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파과>(2025)는 '관계성 맛집'으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40년간 냉혹하게 살아온 60대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30대 남성 킬러 투우(김성철)의 애증 섞인 구가 이 작품이 큰 호응을 얻은 핵심 요인이죠. 얼핏 보면 단순한 액션물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 사이의 뒤틀린 애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우에게 조각은 과거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동시에, 가정폭력범이었던 아버지 대신 자신을 살뜰히 보살펴준 그리운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한편 투우는 과거의 인연을 알아보지 못하는 조각에게 분노합니다. 그러면서도 위기에 처한 조각을 구해내는 모순적인 행동을 보이죠. 상대를 철저히 파괴하려 하면서도 구하려 애쓰는 셈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우의 이러한 행동을 조각에 대한 비뚤어진 애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어요. 특히 극 후반부의 처절한 대결 끝에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결국 조각의 품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투우의 결은 지독한 애증의 끝을 보여주는데요. 이처럼 서로를 파괴하는 동시에 구원하고자 했던 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03.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여운 남는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박찬욱 감독의 2022년 작 <헤어질 결심>도 망한 사랑을 다룬 명작으로 꼽힙니다. 형사 해준(박해일)과 변사 사건의 피의자인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가 관계는 위태로우면서도 매혹적이죠.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이처럼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구도 속에서 피어난 이들의 감정은 집착과 미련으로 이어집니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라는 서래의 읊조림과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해준의 고백은 두 사람의 혼란스럽고 엇갈린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죠. 결말 역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아요. 끝내 미완성인 채로 박제된 두 사람의 관계는 망한 사랑이 왜 그토록 긴 여운을 남기는지 제대로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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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이인혜
  • 사진 SBS · NEW ·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