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밍타이거는 왜 정규 2집 제목을 '공부'로 지었을까
"당신과 나는 서로 닮아서, 결국 우리의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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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밍타이거는 즉흥적이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대화를 해보면 단숨에 알게 됩니다. 이들의 이면에는 아주 치밀한 고민과 계산이 담겨있다는 것을 말이죠. 자신들의 ‘진짜 정규 앨범’ 같다고 손꼽는 이번 2집 정규 앨범의 이름은 [Gongbu]입니다. 엄마가 어릴 적 ‘누구야 공부해라’라고 말씀하셨던 기억 속 그대로의 한국식 ‘공부’ 말이죠. 인생과 세상을 공부하고, 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이들의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bj원진은 이 앨범엔 온전한 바밍타이거의 ‘진짜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특히 더 좋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Q 자유로움 속의 치밀함,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가령 인문학적이고 원초적인 주제를 가볍고 위트 있게 풀어내는 바밍타이거의 반전 매력 말이죠
Omega Sapien (이하 Omega) 바밍타이거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타인의 시선에서 저희를 그렇게 봐주셨다면 그게 맞는 방향이겠죠. sogumm 사실 저희 멤버들은 진짜 진지한 사람들이거든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해야 하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진짜 웃긴 사람들이라, 자신의 진지한 모습을 스스로 잘못 견뎌 하는 것 같아요. 진지하게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멋쩍은 느낌… 설명이 될까요? 저는 이런 상반된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무거운 주제도 위트 있게 풀어내는 밸런스가 잡히는 것 같아요.
Q 정규 2집의 이름은 왜 하필 '공부'인가요? 어른이 된 우리에게 '공부'라는 단어는 묘한 중압감이나 학창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곤 합니다. 새 앨범명을 [Gongbu]로 지은 결정적인 계기는요
Omega 저희가 데모 음악을 한창 만들다가 소금 누나가 '공부'라는 제목을 지어서 던진 노래가 있었어요. 처음 들었을 때 단어가 되게 귀엽다고 느꼈어요. 왜냐면 학교 졸업하고 나면 당연히 책을 읽거나 해도 그냥 재밌어서 읽는 거지, 스스로 "나 공부한다"고 하진 않잖아요. 엄마한테 "공부해라"라는 말을 들어본 지 엄청 오래됐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신선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리의 삶, 대부분의 ‘모두’가 치열하게 매달리는, 되게 한국적인 단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들 마음속으로 묘하게 감화가 돼서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의 메인 테마가 되었습니다. sogumm 맞아요. 누군가는 되게 우스꽝스럽거나 사소하게 생각하는 단어라도, 그걸 재료로 진지하게 씹어보면 사실 진짜 멋있는 단어들이 많거든요. 사실 놀리거나, 웃긴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사실 웃긴 단어는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달인'이나 '고수' 같은 단어 말이죠. bj wnjn 왠지 다음 앨범에 쓰일 것 같은데 San Yawn 소금의 달인? (웃음) Omega 어떻게 보면 요즘 세상에는 진지한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물론 장난을 많이 하긴 하지만, 세상에는 진지하지 못한 게 더 많잖아요. 사실 예전엔 진지함, 진솔함 같은 것에 낭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진중한 것에서 오는 낭만이요. sogumm 저희는 남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걸 오히려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니까 거기서 묘한 반전 밸런스가 오는 것 같기도 해요.
진짜 사랑 때문에 공부를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인간 공부도 그렇고, 철학적인 것도 그렇고, 대화를 더 깊게 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알고 싶었어요. 사람을 알면 세상도 알 수 있잖아요.
Q 앨범 [Gongbu]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생 공부'를 담고 있나요. 감상 포인트나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sogumm 마침 그 데모를 만들 던 때는 제가 진짜 진지하게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시기였어요. 가사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용서하기 위해서'라는 내용이 있는데요, 진짜 사랑 때문에 공부를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인간 공부도 그렇고, 철학적인 것도 그렇고, 대화를 더 깊게 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알고 싶었어요. 사람을 알면 세상도 알 수 있잖아요. 마침 또 가사 중에 ‘듀오링고’라는 가사가 있었어요.
Omega 저희가 해외 투어를 다니던 시기였는데, 멤버들도 주야장천 어학 앱으로 영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공부를 경쟁적으로 미친 듯이 하는 거예요. 이때 팀 전체에 '공부'라는 키워드가 딱 꽂힌 것 같아요. ‘공부’라는 단어와 그 학습하는 열정, 이런 바이브가 서로에게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다 같이 ‘공부’에 꽂힌 거죠. 심지어 앱을 통해서 악보 보는 법, 수학, 역사 다 공부했습니다. (웃음)
sogumm 제가 이 친구들에게 "영원한 평화를 진짜 믿냐"고 물어봤었는데, 애들이 너무 똑똑하니까 인간의 DNA나 전쟁의 역사 같은 온갖 가지각색의 논리를 대면서 ‘절대 평화’란 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우리는 아티스트인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니까. 내가 공부를 더 많이 해서 똑똑해진 다음에, 친구들을 말로 다 눌러버리고 "평화는 무조건 온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저에겐 ‘평화를 찾기 위해 공부를 해야겠다’라는 공부인 셈이죠.
San Yawn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소금의 이야기를 '관계나 인간에 대한 공부'로 해석했어요. 곡의 가사들이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해석될 수 있거든요. "아, 내 이야기인데. 이게 결국 우리 이야기구나, 우리에게 진짜 필요했던 게 이거였네" 하고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깨닫게 되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담겨 있어요. 우리가 늘 하던 이야기였고요. 주제나 내용이나 상황이 무엇이든 방향성은 같은 거죠. 그래서 멤버들끼리 모여서 얘기할 때 바로 통했던 것 같아요.
Q 앨범마다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오늘은 bj원진, 소금, 오메가사피엔 , 이수호 그리고 산얀님이 오셨잖아요.
San Yawn 앨범마다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다른 건 의도해서 역할을 나눈 건 아니고, 시기적으로 내 인생의 사이클이 왕성할 때가 있고, 에너지나 바이브가 좋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앞장서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잘 맞는 컨셉의 앨범이나 음악들을 하게 되면 더 두각을 보이는 거죠.
Omega 혼자 활동하면 아무래도 고정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의무들이 있는데, 그러면 억지로 힘을 내야 하는 순간이 오잖아요. 근데 팀이니까 "오늘 내 옆에 이 친구 기분이 좋네? 그럼 네가 좀 이끌어줘"가 되는 거죠. 서로에 대한 단단한 '믿음'과 신뢰가 있으니까요. 힘들고 지친 나 대신 네가 잘해줄 것 같은 믿음.
Q '바밍 타이거'라는 팀을 운영하기 위해 출근 시간을 정하거나 지각비를 걷는 시스템이 있다고요
Omega 그룹 활동의 단점이 "내가 안 하면 남이 하겠지" 하고 느슨해지는 거잖아요. 저희가 재미로만 움직이다가 시스템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최소한의 전체주의적 기능(?)이 필요해서 제안했던 거였어요. 출근제는 유동적으로 시행하는 것 같아요. 요즘처럼 작업을 많이 할 때는 주에 2~3회 정도 모이고, 만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Q '바밍타이거'라는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sogumm 저는 자유로움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바밍타이거 안에서의 자유로운 모습. 워낙에 개개인이 자유로운 영혼이라 출근제 같은 규칙으로 묶어야 하지만. 그것마저도 책임감 있는 자유인 거죠. San Yawn '배려와 양보'가 핵심인 것 같아요. 바밍 타이거 멤버 모두가 고집이 진짜 세거든요. 근데 서로 암묵적으로 배려를 해줘요. bj원진과 이수호도 왠지 ‘배려’가 아닐지 싶은데. Omega 맞아요. 이수호, bj원진은 배려의 아이콘, 양보의 아이콘이에요. 이참에 형 이름을 'bj양보'로 바꿔보는 건 어때요? (웃음) bj원진은 '리스닝 진'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이 '듣는 사람'이에요. sogumm 배려를 하고 본인들은 티를 안내요. 그저 조용히 양보해줘요. bj wnjn 개인적으로 배려라는 좋은 마음도 물론 있지만, 제가 편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기도 해요. 내 고집만 피우기보다 양보해서 별다른 잡음을 만들지 않으려는 거죠. Omega 배려를 하면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데 왜 마음이 편해져요? 이렇게 서로 다른 건가 봐요. San Yawn 이렇게 서로 공부하고 배려하는 거죠.
Q 심리학자 게리 채프먼이 말하길 사랑의 다섯가지 언어 중 하나가 ‘봉사’라고 해요. 배려를 이해하는 사람은 ‘봉사’의 의미도 이해할 텐데요
San Yawn 봉사요? 봉사는 아닌데… bj wnjn 봉사. 저는 이해해요. 그럼으로써 사랑하는 마음. Omega 다음 앨범명으로 ‘봉사의 달인’ 어때요? ‘봉사의 고수’.
이 일을 지금처럼 계속 사랑하고 싶어요. 열 받기 싫고(웃음) 그만 두고 싶지 않아요. 즐겁기 위해서, 이 일을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노력하고 공부하는 거예요.
Q 그렇다면 '바밍타이거'라는 가족이 조화를 이루는 가훈(家訓)을 정한다면 무엇인가요
San Yawn 공부. 그 단어가 우리에게 필요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뿐만 아니고 어느 공동체나 필요한 이야기죠. 회사든, 가족이든. 서로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공부해 나아가는 것. Omega 가훈을 정한다면 '공부의 달인' 어때요? (웃음) 혹은 '즐겁게 살자!'요. 우리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모이고, 만났던 게 아니라 그냥 재밌어서 시작한 거였어요. 자본이 커지고 리스크가 생겨도 초심을 잃지 않고 서로 좋아서 했던 그 즐거움으로 남고 싶어요. 소금 누나 말처럼 책임감 있는 자유가 중요하죠.
Q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목표나 새롭게 생긴 욕심이 있나요
Omega 굉장히 심플하지만 ‘즐거움’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천억을 벌었으면 좋겠다’ 이런 목표는 아직도 당연히 유효하지만(웃음) 정작 중요한 건 '즐거움'의 존재 여부더라고요. 천억이 ‘있고 없고’보다 같이 있을 때 느끼는 이 단순한 즐거움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훨씬 커요. 그래서 이 즐거움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게 요즘 가장 큰 목표이자 욕심입니다.
San Yawn 공감해요. 즐거움도 굉장히 중요하고 모두의 이야기가 다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아요. 즐거움과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려를 하고, 공부를 하는 거예요. 저도 즐기고 싶어요. 이 일을 지금처럼 계속 사랑하고 싶어요. 열 받기 싫고(웃음) 그만 두고 싶지 않아요. 즐겁기 위해서, 이 일을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노력하고 공부하는 거예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즐기기만 하면 발전이 없잖아요. 발전해야 새로운 모습을 보고 계속 즐거울 수 있으니까요.
sogumm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한 게 ‘쓴맛 안에서 단맛을 찾아내는 것’처럼, 어둡고 힘든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 이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억만금을 버는 사람이라도 힘든 상황에 설 수 있잖아요. 그 안에서 손톱만큼의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는 것. 그 감각을 키워내는 것. 이게 저희에겐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Q 언젠가 40년 뒤에도 소비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이번 '공부'가 그럴 것 같아요
sogumm 미선 언니랑도 이야기했는데, 이 앨범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고 좋아질 것 같아요. 저희 음악도 10년, 20년, 30년 뒤에 사람들이 들어도 변하지 않고, 음악 스스로 성숙해지는 그런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시대이건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삶은 다 비슷하고 같으니까요.
bj wnjn 인터뷰 막바지에 [Gongbu]를 떠올려봤을 때 토로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이번 앨범에 분명 힘든 순간들이 있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작업해야 하는 게 많아서, 몸과 마음이 힘들기도 했는데, 그럴 때 이 마음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면요. 우리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이 다르다, 이건 내 역할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극복했던 것 같아요. 역할을 다해 만든 진솔하고 솔직한 앨범이에요. 개인적인 내용이 담긴 게 저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Gongbu]는 지난 시간 이어져 온 우리의 여정과 진짜 이야기가 담긴 14곡짜리 '찐 정규 앨범'입니다. 저는 지금의 우리, 지난 우리의 여정을 담았다는 게 가장 특별해요.
sogumm 진짜. 멤버들하고도 이야기했는데요. 이번 앨범이 우리가 제대로 만든 첫 번 째 앨범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보여준 느낌이요.
San Yawn 저희는 이번주 2026년 6월 6일, 7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공연에서 이 앨범의 마지막 퍼즐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엇이든 보여드립니다.
Leesuho 앨범이 세상에 공개되기 직전에 마스터링 된 걸 쭉 들어보잖아요. 진짜 진짜 좋았습니다. 따봉!
바밍타이거의 진짜 정체성과 날것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정규 2집 [Gongbu]. 그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은 2026 바밍타이거 단독공연<Gongbu 工夫>콘서트라고 합니다. 제대로 된 이들의 '진짜 찐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현장으로 달려가 보길 권합니다.
Credit
- 에디터 이재희
- 사진가 니콜라이 안
- 헤어 스타일리스트 권소희
- 메이크업 아티스트 권소정
- 패션 스타일리스트 신민철
- 어시스턴트 한지원 박성희
2026 여름 필수템은 이겁니다
지금부터 챙겨야 할 올여름 패션·뷰티 힌트는 엘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