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뉴욕에서 올리브영을 만나다!
가장 익숙한 브랜드가 가장 낯선 도시의 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순간, 뉴욕 세포라 한복판에 상륙한 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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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갈 때마다 꼭 세포라에 들르곤 합니다. 패션위크 기간이면 더 그렇죠. 쇼와 쇼 사이 잠깐의 틈을 이용해 매장을 훑다 보면 요즘 미국에서 무엇이 뜨고 있는지 꽤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상치 못하게 아주 익숙한 얼굴을 만났습니다. 바로 올리브영이었죠.
맨해튼 한복판, 세포라 전광판에 초록색 로고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풍경이라니. 한국에서는 너무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그 로고를 뉴욕에서 마주하니 새삼 반가웠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름부터 명확했죠. ‘Olive Young K-Beauty Edit’.
지난 8월 20일, 올리브영은 미국 세포라 약 580개 매장에 K-Beauty Edit를 선보였습니다. 뉴욕 타임스퀘어 플래그십에는 별도의 숍인숍 공간까지 마련했죠. 세포라의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K뷰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올리브영’다웠습니다.
토리든, 아비브, 메디힐, 리쥬란, 휩드, 아렌시아, 더 톰 등 한국의 올리브영에서 한 번쯤 장바구니에 담아봤을 법한 브랜드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습니다. 올리브영 PB 상품과 파우치, 뷰티 오거나이저 같은 아이템까지 더해지니 익숙한 풍경이 완성됐죠.
올리브영의 편집숍 공간을 지나 매장 안쪽으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니 또 다른 반가운 이름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K-메이크업의 상징과도 같은 ‘정샘물 뷰티’의 단독 매대였죠.
수많은 글로벌 색조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세포라 메인 공간에 정샘물 뷰티가 당당히 단독 매대를 꿰찬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킨케어 중심이었던 K뷰티의 인기가 이제는 정교하고 맑은 피부 표현을 자랑하는 한국식 베이스 메이크업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으니까요. 현지 소비자들이 매대에 서서 정샘물의 쿠션을 직접 피부에 두드려보며 이른바 ‘글래스 스킨(Glass Skin)’을 경험하는 모습은 K뷰티의 위상이 한층 더 견고해졌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제품보다 ‘편집 방식’이었습니다. 세포라의 매장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세계관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면, 올리브영의 K뷰티 존은 훨씬 직관적입니다. 어떤 성분을 담았는지, 어떤 피부 고민을 겨냥하는지, 지금 한국에서 무엇이 인기인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제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새 한국의 올리브영에서 하던 것처럼 매대를 훑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죠.
그러니까 이곳은 단순히 ‘한국 화장품을 모아놓은 코너’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실제로 소비되는 뷰티의 흐름을 통째로 옮겨놓은 작은 편집숍에 가깝습니다. 올리브영이 오랜 시간 쌓아온 판매 데이터와 트렌드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골랐기 때문이죠. 미국 소비자에게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발견한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볼 기회이고, 브랜드에게는 미국의 가장 익숙한 뷰티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세포라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는 창구가 됩니다.
이 조합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K뷰티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해도 모든 브랜드가 곧바로 미국에 매장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반면 세포라는 이미 미국 전역에 촘촘한 매장망을 갖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그 인프라 위에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얹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잘 팔리는 것’을 골라 보여주는 일이죠. 올리브영이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매장이 K뷰티를 경험하는 쇼케이스라면, 세포라는 그 경험을 훨씬 넓은 곳으로 확장하는 플랫폼인 셈입니다. 패서디나와 LA 센추리시티에 직접 매장을 열며 미국 시장을 탐색하는 동시에, 세포라를 통해 훨씬 많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이죠.
현장에서 만난 세포라 관계자는 틱톡 등 SNS를 통해 K뷰티를 접한 소비자들이 실제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매대 앞에서는 제품을 손등에 발라보거나 패키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죠.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온라인에서 ‘봤던’ K뷰티를 이제 오프라인에서 ‘사는’ 순간이니까요.
이토록 뜨거운 뉴욕 K뷰티의 중심에서, 이번 세포라 입점을 이끈 세 브랜드의 담당자들에게 직접 그 소회와 현지의 생생한 반응을 물었습니다.
[Mini Interview]
뉴욕 세포라에서 만난 K뷰티의 주역들
리쥬란
」Q. 뉴욕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단연 ‘듀얼 이펙트 앰플’과 ‘턴오버 앰플’입니다. 특히 턴오버 앰플은 미국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찾는 제품으로 현지에서 리쥬란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PDRN 성분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저희는 스킨케어에 특화된 c-PDRN 성분을 담아 집에서도 간편하게 고효능 스킨케어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원료 추출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제조하는 독자적인 역량이 미국 시장에서도 사랑받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하시나요?
건강한 피부 컨디션을 오래 지속하도록 돕는 롱제비티(Longevity) 브랜드이길 바랍니다. 단순한 유행 성분이 아닌, 60년에 걸쳐 축적한 연구 역량과 독자적인 DOT®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가 건강한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 PDRN 스킨케어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휩드
」Q. 현지 세포라 내 올리브영에 입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시장에서 입증된 강력한 팬덤의 힘 덕분입니다. '엄마가 만들어 준 생일 케이크'라는 감성적 스토리에 베이커리 스타일의 비건 레시피라는 확실한 제품력을 더해 브랜드를 전개해왔습니다. 글로벌 팬덤의 직구 요청부터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의 외국인 고객 유입까지 트래픽이 형성됐고, 시장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검증된 브랜드라는 판단 아래 자연스러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졌습니다.
Q. 뉴욕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지 반응이 가장 뜨거운 건 '딸기 바닐라 팩클렌저'입니다. 딸기와 바닐라의 조합이 북미 소비자들에게는 어릴 적 스무디나 디저트를 떠올리게 하는 향수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타임스퀘어점에서는 실제 베이커리를 연상시키는 디스플레이로 현지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죠. 무엇보다 순하고 달콤한 클렌저가 2차 세안 없이 메이크업까지 말끔히 지워내는 반전 제품력에 매료된 고객들이 자발적인 팬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톰(THOME)
」Q. 론칭 초기부터 글로벌 유통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들었습니다.
론칭 초기부터 피부 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미국의 홈뷰티 수요에 주목했습니다. 국내 판매 성과와 물방울 초음파 기술의 차별성, 디자인 완성도가 글로벌 유통사들의 관심으로 이어졌죠. 세포라로부터 2025년 초부터 입점 제안을 받아왔으나, 안정적인 진출을 위해 제품 구성과 물류 체계를 우선 정비했습니다. 이후 올리브영 미국 매장에서 구매 수요를 먼저 확인한 뒤, 올 8월 세포라 580여 개 매장과 온라인몰에 성공적으로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Q. 뉴욕 현지에서 뷰티 디바이스의 인기와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올리브영 미국 온라인몰 입점 3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고, 세포라 입점 닷새 만에 ‘High Tech Tools’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최상단에 올랐습니다.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탄력과 광채를 관리하는 ‘더 글로우 시그니처’입니다. 열감이나 통증 없이 일상에서 꾸준히 쓸 수 있다는 점이 미국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했습니다. 초음파 작동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마이크로 미스트 시연과 매장 직원의 설명도 구매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Credit
- 엘르코리아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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