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생 로랑이 영화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

미우미우부터 발렌시아가, 로에베까지, 패션 하우스와 문화의 절묘한 만남 4.

프로필 by 이채은 2025.12.16

이번 주, 비앙카 센소리가 서울 성수에서 퍼포먼스 프로젝트 <BIO POP>을 선보였어요.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과 신체를 중심에 둔 이 퍼포먼스는 패션 이벤트라기보다, 브랜드를 설명하는 하나의 방식에 가까웠죠. 특히 퍼포먼스 영상이 곧바로 그녀의 브랜드 웹사이트에 올라왔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옷을 보여주기보다 태도와 세계관을 먼저 보여주는 선택이었으니까요. 최근 많은 패션 브랜드는 더 이상 옷만으로 브랜드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영화, 전시, 퍼포먼스까지 확장하며 브랜드를 말하는 방식은 훨씬 다양해졌죠. 패션의 영역을 넘어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온 브랜드들을 모아봤습니다.



미우미우

미우미우는 오래전부터 영화를 통해 브랜드를 말해왔습니다. 2011년 여성 감독들이 연출한 단편 영화 시리즈 <Women’s Tales>를 시작하며 패션 브랜드로서는 드문 방식을 택했죠. 미우미우의 아이템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언제나 여성의 시선과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클로에 세비니, 미란다 줄라이, 아녜스 바르다 등 참여한 감독 면면도 화려하죠. 미우미우에게 영화는 컬렉션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언어인 셈입니다.



생 로랑

생로랑 프로덕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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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 프로덕션 공식 홈페이지 생로랑 프로덕션 공식 홈페이지 생로랑 프로덕션 공식 홈페이지

생 로랑은 한발 더 나아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안토니 바카렐로가 주도해 패션 브랜드 최초로 영화 제작사 ‘Saint Laurent Productions’를 설립한 것도 그 일환이죠. 첫 작품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단편 영화 <Strange Way of Life(2023)>. 이 작품은 칸 영화제에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후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파올로 소렌티노 등과의 협업도 이어졌는데요. 생 로랑의 영화들에는 컬렉션 홍보나 노골적인 스타일링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생 로랑은 옷을 보여주는 걸 넘어 이야기를 만드는 브랜드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죠.



발렌시아가

발렌시아가는 컬렉션을 보여주는 방식부터 다르게 접근해 왔습니다. 2021 가을 겨울 컬렉션 <Afterworld: The Age of Tomorrow>에서는 게임 형식을 통해 관객이 직접 캐릭터가 되어 브랜드의 세계를 탐험하도록 만들었어요.

이어 2022 봄 컬렉션에서는 기존의 런웨이 대신 <The Simpsons> 애니메이션을 공개했습니다. 모델 대신 애니메이션 심슨 속 캐릭터들이 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은, 심슨 세계관에 친숙한 이들이라면 지나치기 어려웠을 것이죠.



로에베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는 패션보다 공예에 가까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설명해 왔습니다. 2016년 조나단 앤더슨의 주도로 시작된 ‘Loewe Foundation Craft Prize’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전 세계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조명하며, 로에베가 중요하게 여기는 미감과 태도를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컬렉션이나 옷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도 브랜드의 톤 앤 매너가 공예와 전시라는 포맷을 통해 전달되죠. 로에베에게 브랜드를 설명하는 방식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만드는가의 가치에 근접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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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김민지(오브젝트 에디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