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밀라노 남성복 패션위크에 이런 귀한 힌트가 숨어있다고?

프라다와 랄프 로렌이 공개한 여성복 컬렉션 예고편 미리보기.

프로필 by 박지우 2026.01.21

2026 F/W 밀라노 남성복 패션위크가 막을 내린 지금,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 이동합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남성복 컬렉션은 더 이상 남성복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죠. 디자이너들은 남성복을 통해 다음 시즌의 분위기와 디테일, 그리고 스타일의 방향성을 먼저 흘려보냅니다. 오는 2월 24일부터 공개될 여성복 컬렉션은 이미 한 차례 예고편을 본 뒤, 본편을 기다리는 기분에 가깝죠. 같은 디자이너의 손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여성복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변주될지 상상하는 일. 바로 이 지점에서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는 가장 흥미로운 힌트를 남깁니다.



랄프 로렌 | 20년 만의 귀환 그리고 오늘날의 프레피


랄프 로렌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랄프 로렌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랄프 로렌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랄프 로렌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랄프 로렌의 남성복 런웨이를 다시 마주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무려 20년 만에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 무대에 오른 2026 F/W 컬렉션은 ‘복귀’라는 단어보다 ‘역시’라는 반응을 먼저 떠올리게 했죠. 이번 시즌의 중심은 랄프 로렌이 수십 년간 다져온 프레피 코드였습니다. 블레이저와 셔츠, 니트 베스트처럼 익숙한 아이템들이 등장했지만, 컬러의 사용과 자카드 니트 레이어링을 통해 훨씬 가볍고 유연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집니다. 이 프레피 무드는 여성복에서 어떻게 확장될까요? 정제된 클래식보다는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남성복이 먼저 던진 변화의 신호는, 곧 공개될 여성복 컬렉션을 기다리기에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돌체앤가바나 | 시간을 장식으로 바꾸는 법


돌체앤가바나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돌체앤가바나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돌체앤가바나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돌체앤가바나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돌체앤가바나의 남성복 컬렉션은 늘 관능적인 태도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번 시즌 역시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부드러운 퍼, 니트가 교차하며 브랜드 특유의 긴장감을 만들어냈죠. 그중에서도 가장 대담한 포인트는 시계였습니다. 손목을 벗어난 시계는 벨트처럼 허리를 가로지르거나, 브로치처럼 얹혀 룩의 중심을 차지했죠.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하나의 장식으로 기능했습니다.


이 장면을 여성복으로 옮겨보면 상상은 더 흥미로워집니다. 레이스와 코르셋, 바디 라인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 위에 얹힌 시계. 손목을 떠난 시계는 허리와 가슴 위에 머물며 주얼리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패션에서 시간은 더 이상 결정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돌체앤가바나는 이번 시즌 그 사실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줬죠.



프라다 | 완벽함에 의도적인 균열을 더하면


프라다 2026 F/W 남성복 컬렉션

프라다 2026 F/W 남성복 컬렉션

프라다 2026 F/W 남성복 컬렉션

프라다 2026 F/W 남성복 컬렉션

프라다는 이번 밀라노 남성복 컬렉션에서 ‘완벽함’에 일부러 균열을 냈습니다. 말끔해야 할 코트와 셔츠는 살짝 해져 있었고, 구겨진 텍스처와 얼룩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이 곳곳에 더해졌죠. 새 옷임에도 이미 시간을 통과한 듯한 인상을 남기는 이른바 ‘더티 포인트’가 컬렉션의 핵심이었습니다. 쉽게 버리지 못하는 오래된 옷에 대한 우리의 애착을 정확히 짚어낸 선택이기도 합니다.


프라다는 특히 남성복과 여성복 쇼를 같은 공간 안에서 이어가며,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남성복 컬렉션은 독립된 장면이라기보다, 곧 이어질 여성복 서사의 일부처럼 보이죠. 이 불완전함의 미학이 여성복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변주될지,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디스퀘어드2 | 스키 슬로프가 런웨이로 탈바꿈한 순간


디스퀘어드2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디스퀘어드2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디스퀘어드2 2026 F/W 남성복 컬렉션

디스퀘어드2 2026 F/W 남성복 컬렉션

하나의 거대한 퍼레이드에 가까운 디스퀘어드2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스키 슬로프를 그대로 옮겨온 2026 F/W 시즌은 프런트로뿐 아니라 화면 너머의 관객까지 놀라게 했죠.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키 웨어 스타일링, 퍼포먼스에 가까운 연출, 그리고 새로운 실루엣의 스키 장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볼륨감 있는 패딩, 바디 라인을 강조한 스키 팬츠, 스키 부츠 힐까지, 겨울 스포츠의 에너지를 그대로 담은 액세서리 역시 빠지지 않았습니다.


다음 시즌, 스키장은 더 이상 휴양지가 아니라 가장 트렌디한 겨울 룩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기능과 스타일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 이번 컬렉션은, 디스퀘어드2가 무대를 장악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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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손영우(오브젝트 에디티드)
  • 사진 IMAX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