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펜디의 새로운 챕터가 모두를 놀라게 한 이유

돌아온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가장 펜디다운 복귀.

프로필 by 박지우 2026.03.03

Less I, more us.

펜디 2026 F/W 컬렉션 쇼에 참석한 스트레이 키즈 방찬

펜디 2026 F/W 컬렉션 쇼에 참석한 스트레이 키즈 방찬

펜디 2026 F/W 컬렉션 쇼에 참석한 르세라핌 허윤진

펜디 2026 F/W 컬렉션 쇼에 참석한 르세라핌 허윤진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그의 첫 펜디 컬렉션에서 ‘나’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발 물러서 펜디를 이끌어온 다섯 자매의 집요한 유산과 여성의 연대, 로마의 공기 위로 자신만의 문장을 덧썼죠. 전면에 나서기보다 펜디의 지난 아카이브가 지닌 맥락을 찬찬히 읽고, 그 안에서 하우스 고유의 톤을 조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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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은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길어 올린 로마적 테일러링을 토대로 세밀하게 설계됐습니다. 어깨는 곧게 세우고 허리는 부드럽게 흐르게 두었으며, 힘으로 조이는 대신 균형으로 완성한 재단이 인상적이었죠. 확실한 골격은 유지하되 압박은 덜어낸 실루엣, 그 미묘한 완급 조절이 룩 전반을 관통합니다. 매끈한 표면과 거친 텍스처는 하나의 룩 안에서 교차하며 긴장을 만들고, 서로 다른 소재는 부딪히기보다 밀고 당기며 리듬을 만들어냈죠.


펜디 2026 F/W 컬렉션

펜디 2026 F/W 컬렉션

펜디 2026 F/W 컬렉션

펜디 2026 F/W 컬렉션

광택이 은은하게 감도는 새틴 드레스와 시어한 레이어는 몸을 감싸 안듯 흐르며, 움직일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움직임이 곧 디테일로 변모하는 순간이었죠. 남성복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스트레이트 팬츠는 여성적인 톱과 이질감 없이 교차했고요. 성별의 대비를 강조하기보다, 마치 같은 옷장에서 꺼낸 듯한 연결감이 돋보입니다.


펜디 2026 F/W 컬렉션

펜디 2026 F/W 컬렉션

키우리는 한때 펜디 하우스의 일원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온 그는 복귀의 감상에 기대기보다, 하우스의 문법을 차분히 재정렬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급진적인 변화 대신 구조를 점검하며 하우스의 상징을 다듬고, 실루엣을 정제하는 방식으로 첫 장을 넘긴 셈이죠. 이번 시즌의 펜디는 요란한 변주 대신 명확한 조율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펜디다우면서도 동시에 키우리다운, 균형 잡힌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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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지우
  • 사진 Fen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