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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가 빛낸 휠라 밀라노 패션위크, 밀라노 런웨이로 돌아온 휠라

휠라가 밀라노 패션위크 런웨이에 복귀했다. 글로벌 앰배서더 한소희가 함께한 '휠라 밀라노' 컬렉션 쇼는 브랜드의 이탈리아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주목받았다.

프로필 by 김영재 2026.03.05

2026 밀라노 가을 겨울 패션위크에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인 이름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휠라가 브랜드의 이탈리아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휠라 밀라노(FILA MILANO)’ 컬렉션을 공개했는데요. 밀라노에서 직접 마주한 이번 컬렉션 쇼는 단순한 신제품 발표라기보다 브랜드의 출발점과 현재를 다시 연결하는 장면에 가까웠다는 인상입니다.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시작된 휠라는 오랫동안 스포츠웨어의 상징적인 이름으로 자리해 온 와중에, 패션 필드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꾸준히 받아왔을 거예요. 밀라노에서의 런웨이는 그 질문을 다시 꺼내 드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이번 쇼는 휠라에게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복귀의 의미도 갖고 있어요. 앞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휠라는 밀라노 패션위크 쇼를 진행한 바 있죠.


휠라 밀라노 컬렉션을 이끈 디자이너 알리스테어 카는 스포츠웨어의 기능성과 이탈리아식 테일러링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런웨이에는 크롬비 코트와 다운 파카, 셔츠 재킷, 봄버 재킷, 니트웨어, 플리츠 스커트, 팬츠, 드레스까지 다양한 워드로브가 등장했는데요. 실루엣 자체는 비교적 절제되어 있지만 디테일을 들여다 보면 스포츠 브랜드 특유의 기술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있죠. 재킷 내부에는 활동성을 고려한 나일론 거싯이 배치됐고, 아우터 표면에는 방수 코팅이 적용된 식입니다. 지퍼 구조와 패널 디테일도 옷의 형태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설계됐고요. 전반적으로 실제 일상에서 유용하게 작동하는 기능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재와 색의 대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매트한 울 코트 위에 기술적 나일론 소재가 겹쳐지고, 스포츠 아우터의 패널 구조가 테일러링 실루엣에 적용됐죠. 컬러 블로킹은 룩에 리듬을 더했고요. 전통적인 스포츠 팔레트를 떠올리게 하는 강한 색 대비가 등장하는가 하면, 차분한 모노톤 위에 선명한 포인트 컬러가 더해지며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었습니다. 스타일링 역시 같은 흐름을 따랐는데요. 러닝화와 사이클화, 플랫 스니커즈가 크롬비 코트나 플리츠 스커트와 함께 등장하며 포멀웨어와 퍼포먼스 슈즈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휠라 밀라노 컬렉션의 이미지를 하나로 압축한 장면을 꼽자면, 배우 한소희가 등장한 순간입니다. 휠라의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인 한소희는 아이코닉한 존재감으로 컬렉션 룩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도시적 세련미와 역동성’이라는 테마를 완벽히 표현했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모델 바바라 팔빈과 배우 딜런 스프라우스 부부, 배우 서기도 참석해 휠라 밀라노 컬렉션의 론칭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컬렉션 쇼의 여운은 런웨이 밖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휠라는 밀라노의 대표적인 편집숍 '10 Corso Como'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컬렉션 일부를 빠르게 선보였습니다. ‘See Now, Buy Now’ 방식으로 런웨이에서 공개된 피스들을 곧바로 구매할 수 있었는데요. 런웨이와 소비 경험 사이의 시간을 크게 줄인 이 방식은 패션위크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입니다.


패션 산업에서는 스포츠웨어와 럭셔리 사이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습니다. 기능성과 일상성이 결합된 스타일이 도시 생활의 새로운 복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 브랜드 역시 런웨이를 통해 자신들의 언어를 재정의하기 시작했죠. 휠라가 밀라노 패션위크로 복귀한 이번 쇼 역시 이런 흐름과 같은 맥락입니다. 브랜드의 이탈리아 헤리티지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한 현재를 한 무대에 응집한 사례로 볼 수 있죠. 스포츠웨어가 런웨이에 오르는 순간은 단순한 스타일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기능에서 출발한 옷이 도시의 일상으로 확장되는 과정 그리고 패션 필드 안에서 위치를 재정립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밀라노의 런웨이에서 휠라는 그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주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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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COURTESY OF FI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