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60세 모델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프로필 by 강서윤 2026.03.17

청춘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던 조지 버나드 쇼의 말, 패션 월드에서도 유효할까요? 런웨이를 걷는 모델은 어리지만, 정착 몇백,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쿠튀르 피스를 소유하는 건 성숙한 안목과 두둑한 잔고를 지닌 이들이라는 점은 패션계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번 시즌, 하우스들은 더 이상 환상 속에만 머물지 않기로 한 모양입니다. 4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실제 브랜드의 VIP이자 동시대의 아이콘들을 전면에 내세웠거든요.


스테파니 카발리

스테파니 카발리


샤넬의 첫 가을 겨울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는 마티유 블라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숙련된 여성들은 옷에 전혀 다른 차원을 부여합니다. 그들에겐 삶이 있고, 세상을 본 눈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 시즌 런웨이 위에는 잿빛 머리카락을 가감 없이 드러낸 50세 모델 스테파니 카발리가 등장했습니다.


크리스틴 맥메너미

크리스틴 맥메너미

마리아카를라 보스코노

마리아카를라 보스코노


지난 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말 그대로 ‘아이콘’들의 귀환도 이번 시즌의 묘미였죠. 61세의 크리스틴 맥메너미가 톰 포드와 미우미우 쇼에 등장했고, 45세의 마리아카를라 보스코노는 구찌와 알라이아 쇼를 장식했습니다.


기네비어 반 시너스

기네비어 반 시너스

 크리스티 털링턴

크리스티 털링턴

케이트 모스

케이트 모스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고려한 캐스팅도 엿볼 수 있었죠. 캘빈 클라인은 90년대 런웨이를 장식하며 그런지 시대를 대표했던 50세의 기네비어 반 시너스를, 마이클 코어스는 45주년을 맞아 자신의 첫 광고 캠페인 모델이었던 57세의 크리스티 털링턴을, 뎀나는 90년대 ‘구찌다움’을 탐구하며 52세의 케이트 모스를 소환해 영리한 노스탤지어를 선사했습니다.


질리언 앤더슨

질리언 앤더슨

클로에 세비니

클로에 세비니


더불어 유명인사와 문화계 인사들도 카메오로 등장했는데 미우미우 쇼에는 질리언 앤더슨클로에 세비니가 등장하는가 하면, 캐롤라이나 헤레라의 웨스 고든은 레이첼 파인스타인을 비롯한 에이미 셰럴드, 안 두옹, 밍 스미스 등의 예술가들을 무대에 세웠죠.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중년의 여성들이 런웨이에서 자신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하며 시술, 성형이 SNS를 가득 채우며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는 문화에 대한 반발로도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 시즌 동안 런웨이에서 체형의 다양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긴 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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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Véronique Hyland
  • 사진 Launchmetrics/Spot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