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주말 '막강' 영화, 그냥 지나칠 순 없다

완연한 봄입니다. 벌써 초여름 날씨처럼 더위가 몰려오고 있네요. 점심에는 맛있는 콩국수를 먹고, 여유롭게 극장에 가서 '앤 여왕의 복수 호'를 타 보시죠! 알짜 정보 없이 전단지나 뒤지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습니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발바닥 평점도 제공합니다. 완성도, 쾌감도 모두 '발바닥 3개'가 만점입니다. 재미로 한번 체크해 주세요!

프로필 by ELLE 2011.05.20

 

 

<써니>가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돌풍을 이어갔다. 주말 관객 61만 명(누적 관객 177만 명)을 모으며 22만 명에 그친 <소스 코드>를 압도했다. <써니>의 선전 덕분에 다시 '복고' 컨셉트가 대세로 급상승했지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다. 디즈니의 영원한 히어로 '잭 스패로우' 선장이 왔기 때문이다. 약 880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분위기다(18일 오전 예매점유율 80%를 넘어서면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 측은 관객 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3D 상영관이 무려 400개인 점을 고려할 때 400만 명만 모아도 3편의 수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월 26일에는 드림웍스의 효자손 <쿵푸 팬더2>도 박스오피스 전쟁에 합류하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할리우드의 '의리 없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오직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시즌이 이제야 왔다.


고양이 세수: 옛 애인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와 함께 젊음의 샘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 공포의 해적 검은 수염(이안 맥쉐인)이 이끄는 '앤 여왕의 복수'호를 타고 예측할 수 없는 항해를 떠난다.

고양이 기지개: 4편은 영화의 캡틴이 교체됐다. 놀랍게도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서부의 보안관(<랭고>)을 선택하고 해적을 버렸다. 그의 대타로 나선 인물은 롭 마샬이다. 비주얼만 사랑하는 뮤지컬 영화의 대가가 과연 어드벤처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다행히 4편에서 롭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이번 영화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뎁 콤비의 영화로만 보인다(팬들 입장에서는 행운!). 트러블메이커 커플(블룸과 나이틀리)이 나오지 않지만 페넬로페와 제프리 러쉬가 이들의 공백을 충분히 막아낸다. 스토리가 몹시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뎁은 무성영화 배우처럼 몸으로 말한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면(클리셰!)이 나오지만 재밌다. 이것이야 말로 '스패로우 중독증'이란 증거다!

고양이 세수: 세상물정 하나 모르고 철없이 살아가는 앤(르네 젤위거)은 남편 댄(케빈 베이컨) 덕분에 남부럽지 않은 풍요를 누린다. 하지만 남편의 바람기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앤은 두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집을 떠난다.

고양이 기지개: 미국에서 2009년 11월에 개봉했으니 좀 늦게 도착한 영화다. <리차드 3세>, <윔블던>을 연출하며 영국 영화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론크레인. <파이어월>과 <마이 원 앤 온리>로 할리우드로 진출했지만 흥행과 평가, 모두 그리 좋지 않았다. 잠시 주춤! 작년에는 피터 모간(<히어애프터>)과 의기투합해 <스페셜 릴레이션십>을 연출했다. <마이 원 앤 온리>를 론크레인의 대표작으로 뽑을 수는 없지만, 나름 유머감각을 즐길 수 있다. 철부지 엄마 르네가 아빠가 될 수 있는 남자를 찾아나서니, 엄마의 로맨스는 곧 <개 같은 내 인생>처럼 아이들의 성장영화로 진화한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잰틀남'을 찾는 '골든녀' 르네 젤위거의 연기 하나만은 최고다. 하긴 그녀가 '오빠 만세'라고 외치던 브리짓 존스 아니던가!

고양이 세수: 여인들의 발자국을 따라 영화는 80년의 세월을 오간다. 린부터 카나까지 3대에 걸쳐 살아가는 6명의 여인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꿈이나 사랑을 위해 노력하지만 삶은 만만치 않다. 그들 앞에 불행의 순간이 찾아온다.

고양이 기지개: 로드리고 가르시아의 <나인 라이브즈>와 유사한 기획의 옴니버스 영화다. "엄마처럼 살기 싫었어요"라고 외치고 싶은 소녀부터 아이와 자신의 생명을 놓고 사투를 펼치는 엄마까지, 일본 여성의 삶을 6개의 꽃잎으로 제시한다.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를 총집합시켰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역시 먹을 게 없다. <디 아워스>처럼 여인들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서로가 어떤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여성들의 삶을 단순히 피상적으로 나열했을 뿐, 그것을 넘어서는 영화적 상상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일본 영화에는 미장센이 필요없는 순간이 있다. 아오이 유우가 울거나 웃을 때다. 그녀의 얼굴 클로즈업만 있으면 영화는 완성된다. 그걸로 충분하다.

고양이 세수: 고 김상철 박사(오달수)의 머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퀵서비스맨 홍제(류덕환)는 김박사의 머리를 배달하던 중 백정(백윤식)에게 납치되고, 홍제의 누나 홍주(박예진)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백정과 대결을 벌인다.

고양이 기지개: 저예산 범죄 스릴러를 만든다는 건, 꽤 매력적인 일이다. 한국 영화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장르 영화를 개척한다는 차원에서 박수를 칠만하다. 하지만 <헤드>의 성취에 대해서는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무섭다고 소리지르는 것보다는 웃는 순간이 더 많은 영화다. 다분히 '코믹 스릴러' 풍의 하이브리드 영화다. 누군가 핏빛 호러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대중의 눈에는 다소 좌충우돌 컬트로 보일 게 분명하다. 무대포 정신을 살린다면 캐릭터들이 자신의 행동에 굳이 설득력을 얻지 못해도 좋다. 허나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보다 드러낼 필요는 있었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헤드'가 소재지만 '브레인'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뇌가 없는 영화? 그럼에도 박예진이 <청담보살>만 어울린다는 편견은 제대로 버릴 수 있었다.

고양이 세수: 자유분방한 엄마 바부와 딸 에스메랄다는 늘 티격태격한다. 에스메랄다는 대책없는 엄마가 부끄럽다며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충격을 받은 바부는 당당한 엄마가 되기 위해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고양이 기지개: <애자>처럼 여성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는 이야기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정서적으로는 차라리 <카모메 식당>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코파카바나는 알다시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남동쪽 해변이다. 놀랍게도 영화엔 이 해변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앙꼬 없는 찐빵? 돈을 벌기 위해 벨기에로 간 바부가 브라질을 꿈꿀 뿐이다. 그러니 코파카바나는 그녀의 이상향으로 보면 된다. 1,000 유로를 게임에 걸었다가 35배가 터지는 바부의 행운(전화위복)은 다분히 카우리스마키나 자무시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명불허전의 대배우 위페르와 친딸 롤리타가 모녀로 나오는 게 전부는 아니다. 어느새 위페르와 '삼바'를 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Credit

  • 글_전종혁 기자
  • Courtesy Of 디즈니 픽쳐스
  • 웹디자인_최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