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우리 모두 언젠간 회사에서 잘린다 #돈쓸신잡

모건 하우절의 신작 <불변의 법칙>에서 눈 여겨볼 인사이트.

프로필 by 조성준 2024.04.04
최근 좋은 습관 하나를 추가했다. 가급적 오래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지하철에서 웬만하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주머니 혹은 가방에 넣는다. 그 대신 책을 펼친다. 책과 함께 출근하고 책과 함께 퇴근한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 책을 손에 쥐는 건 다소 번거롭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잠시나마 책에 눈길을 줘도 적지 않은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 완독한 책 이름이 <불변의 법칙>이다. 저자는 모건하우절. 그의 전작 <돈의 심리학>은 국내에서만 30만 부 이상 팔렸다. 전 세계적으론 3000만 부 이상 팔린 초특급 베스트셀러다. 신작 <불변의 법칙>도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돈에 관한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인간에 대해, 세상이 돌아가는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 두루두루 다룬다. 이 책에 등장한 문장들을 소개한다.

"비관론자처럼 저축하고 낙관론자처럼 투자하라."
모건 하우절의 조언처럼 돈을 다룰 때 비관론낙관론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직장인이라면 월급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매달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들어오긴 하지만 이 소득은 언젠간 끊긴다. 아무리 회사에서 인정받는 에이스라고 해도 어차피 언젠간 그만둘 날이 온다. 운이 좋으면 정년을 다 채우고 은퇴할 수도 있지만, 삐끗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조기에 퇴장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꽃 길만 펼쳐지는 건 아니니까. 그렇기에 월급을 최대한 아껴 쓰고 저축해야 한다. '언젠간 난 잘린다'라는 비관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반대로 투자할 땐 '어차피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가 망하진 않을 테니까'라는 낙관론이 필요하다. 요즘엔 미국 지수 ETF 상품을 사들이는 투자자가 늘었는데, 적어도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경우엔 더더욱 낙관론이 필요하다. 꼭 저축과 투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비관주의와 낙관주의가 공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서 좋은 것은 없다."
재테크란 무엇일까? 엄청나게 복잡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도 있다. 후자의 버전으로 설명해 보자. 재테크란 결국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차액은 저축하고,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재테크의 90%다. 이번엔 거꾸로 뒤집어보자. '버는 것보다 더 쓰고, 저축은 하지 않고, 초조한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은 무엇인가? 재테크가 아니라 망테크다. 망하는 길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역행하는 행위다.

세상 모든 일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서 좋을 리가 없다. 특히 돈이 엮인 영역에선 더욱 그렇다. 심플하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이다. 열심히 벌고, 절약하고, 저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단 이것부터 해야 한다. 이것조차 안 되는 사람들이 더 복잡한 방법으로 돈을 불리려고 하면 결국 인생도 복잡해진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꽤 뛰어나다. 다만 뜻밖의 놀라운 일을 예측하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곤 한다."
'예측 가능한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는 말이 격언이 있다. 예측 가능한 위험은 거기에 맞춰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낌새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리스크는 다르다. 속수무책이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 필수다. '어떤 리스크가 올지도 모르는데, 무슨 대비를 한단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바로 돈이다. 일단 저축이라도 꾸준히 해놓는 것이 좋다. "모든 리스크를 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보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압도적으로 많다. 돈의 진짜 목적은 행복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있다.

관련기사

Credit

  • 에디터 박지우
  • 글 조성준
  •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