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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코 베이는 신종 사기 수법 3 #돈쓸신잡

'이것'이 자동으로 주식을 매매해 준다고?

프로필 by 조성준 2024.05.16
보이스피싱, 전세 사기, 기획 부동산 등에 당하거나 지인에게 돈은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경험은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금전적인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늪에 빠지기 마련이다. 사기를 당한 사실 자체를 주변에 섣불리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으며 지독한 트라우마를 얻기도 한다.

물론, 누구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사기 피해자가 될 순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안전 운전을 해도 다른 차량이 난폭 운전을 해서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안전 운전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번엔 최근 유행하는 신종 사기에 대해 정리해 봤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주식 매매해 드려요"
AI가 주식 시장에 들어온 진 꽤 오래됐다. 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은 AI 기술을 받아들여 투자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사기꾼들도 득실거리는 법이다. 실제로 "생성형 AI를 통해 고수익 투자 보장"이라는 문구로 사람들을 유혹하며 투자금을 모은 후 잠적하는 범죄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업체들의 홍보 방식은 대략 이렇다.

1. 우리가 AI를 활용한 자동 주식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앱을 홍보한다.
3. 누구나 이 앱을 이용하면 하루에 5~1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유혹한다.
4. 투자금을 입금하라고 재촉한다.


그 뒤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투자금을 계속 추가로 입금하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엔 당연히 잠적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위과 같은 사기에 당한 피해자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이런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선 가급적이면 제도권 내에 속한 대형 투자사 외엔 다른 유사 투자자문 업체엔 아예 관심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 5~10% 수익을 낼 수 있는 스킬이 있다면 굳이 뭐하러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겠는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아예 말이 안 되는 목표치다.

"후기만 써주면 돈 드릴게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사기 중 하나가 '쇼핑몰 리뷰 알바' 사기다. 피해자 입장에서 이 사기 수법을 설명해 보겠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상품 리뷰만 써도 건당 5만 원 줄게요' 솔깃한 제안이다. 큰돈은 아니지만 용돈 벌이로 괜찮을 것 같아서 제안에 응했다.

상대방은 한 쇼핑몰 링크를 줬다. 그 링크를 누르자 물건을 구매하는 페이지가 나온다. 실제로 그 물건값을 입금하고 주문을 한다. 당연히 물건을 직접 사는 건 아니다. 사는 척만 하는 것이다. 구매자 입장에서 리뷰만 남기면 된다. 그럼 리뷰 알바를 맡긴 곳에선 내가 이미 지불한 물건값과 함께 수고비를 입금해 주는 방식이다.

당연히 초반엔 가격이 저렴한 물건부터 시작한다. 물건값을 선금으로 지불하고 리뷰를 남기면, 결국엔 물건값과 수수료가 들어오기 때문에 꽤 쏠쏠한 부업처럼 느껴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업체와의 신뢰까지 쌓인다. 그렇게 점점 고가의 물건에 대해 리뷰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 결국 마지막엔 수백만 원짜리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거기서 폭탄이 터지는 것이다. 리뷰 수수료는커녕, 이미 선불로 지급한 물건값 역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이 사기는 소일거리를 하며 생활비를 벌려는 가정주부와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이 집중 타깃이다.

"10만 원짜리 신발 2000원에 팔아요"
상식적으로 10만 원짜리 신발을 2000원에 파는 업체가 있다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저렴해도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진짜 그 가격에 판다고?'라며 유혹당하는 소비자도 분명히 있다. 최근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사람들을 유인한 후 결국 그들의 돈을 터는 신종 사기가 유행이다.

이 사기 업체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유명 브랜드 신발을 2000~3000원에 판다는 광고 게시물을 올린다. 그 게시물을 클릭하면 신발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벤트 게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100% 성공하도록 짜인 게임이다. 마치 소수 고객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그다음엔 결제 페이지를 안내한다. 소비자는 거기에 본인의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결제를 진행한다.

하지만 정작 빠져나가는 돈은 2000~3000원이 아니다. 훨씬 많은 돈이 빠져나간다. 본인도 알 수 없는 어떤 구독 서비스를 결제하고 그 대가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업체에 항의해 봐야 환불은 어렵다고 한다. 당연히 운동화도 받을 수 없다. 이런 사기 업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처벌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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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지우
  • 글 조성준
  •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