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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계일주' 종영 맞이 기안84 베스트 모먼트 3

태어난 김에 여행하는 남자 기안84의 기행 모음.

프로필 by 라효진 2025.06.30

29일,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 시리즈가 시즌 4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껏 여행 예능은 많았지만 이토록 리얼 그 자체였던 프로그램은 없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적인 평인데요. 그 중심에는 바로 기안84가 있었어요. MBC <나 혼자 산다>나 쿠팡플레이 <SNL>에서 볼 수 있던 그의 기상천외한 매력이 <태계일주>에서 폭발했거든요. 기안84는 장기간 여행에도 속옷 몇 벌 정도만 챙긴 채 숙소 역시 현지에 가서 구하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태어난 김에 하는’ 여행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동시에 그 나라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 교감하며 적극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탐구하는 모습도 있었어요. 악어가 있을지 모르는 아마존의 강물에 뛰어들고, 길거리의 검증되지 않은 음식들을 덥석덥석 집어먹는 모습도 그이기에 가능했죠.



늘 예능에서 예측 불가능한 장면들을 만들어 온 기안84였지만, 때로는 진심 어린 행동도 보였습니다. 바라나시의 마니까르니까 화장터에서 생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숙연하게 사색에 잠기는 모습처럼요. 마지막 회 방송에서도 그런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날 그는 오랜 버킷리스트인 티베트 차마고도 오체투지에 도전했습니다. 오체투지란 티베트 불교에서 자신의 몸을 바닥에 완전히 엎드려 절하며 나아가는 수행을 뜻하는데요. 그는 동료 이시언, 유튜버 빠니보틀과 함께 자갈밭의 고통을 견디며 산의 정상까지 오체투지를 이어가 끝내 완주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어요. 오체투지를 마친 후 일출을 바라보며 개인 카메라를 켠 기안84는 “살면서 했던 경험 중 가장 유종의 미를 거둔 일이다. 여러분 인생에도 이 일출처럼 광명이 비추기를 바란다”라며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이런 모습들로 여행 예능의 한 획을 그은 그의 <태계일주> 활약상 베스트 3를 살펴볼게요.



<태계일주 1>,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소금벽 먹방




<태계일주> 시리즈가 화제의 중심에 서기 시작한 장면이죠. 기안84의 '소금 벽 먹방'입니다. 그는 빠니보틀, 이시언과 함께 볼리비아 라파스에서부터 버스로 9시간을 달려 우유니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전부터 우유니 사막과 소금으로 만든 ‘소금 호텔’을 버킷리스트로 꿈꿔왔던 그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소문대로 도시가 소금에 절여져 있는지 확인을 해보겠다”라며 갑자기 길바닥에 주저앉아 손가락으로 바닥 이곳 저곳을 찔러본 후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패널 장도연은 “저건 시멘트 바닥 아니냐”라고 경악했고 이시언 또한 “진짜 광기 어린 것 같다”라며 폭소했고요. 그럼에도 기안84는 “짠 맛이 난다, 내 손 때문인지 바닥 때문인지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갸웃거려 웃음을 안겼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금 호텔에 들어가 벽의 소금을 찍어 먹으며 양치질 하듯 이를 문지르는 기행을 보였어요. 100억 톤의 소금이 모여 장관을 이루는 우유니 사막에서도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닥에 넙죽 엎드려 소금을 핥았습니다. 빠니보틀과 이시언도 처음에는 그의 기행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결국 우유니 사막에서는 그를 따라 바닥을 핥고 말았네요. 마지막으로 그는 사막 한복판에서 캠핑 테이블을 깔고 식사를 즐기던 중 고기를 바닥에 찍어 먹으며 “이걸 꼭 해보고 싶었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태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에서 현지인들과 춘 주쭈 부치 욕 댄스(?)




<태계일주>에서 기안84는 지역 축제에 가면 반드시 현지인들과 춤을 췄습니다. 이는 그의 ‘그 나라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 교감하는 여행’이라는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마다가스카르 ‘주쭈 부치’ 행사에서 췄던 욕 댄스입니다. 주쭈 부치란 마다가스카르의 젊은이들이 배가 완성됐음을 축하하는 진수식 행사로, 정전 구역이라 등 하나를 빼고는 빛이 하나도 없는 공간에서 빠른 비트에 맴돌듯 춤을 추는 게 특징입니다. 현지인들이 ‘흔들어 춤 춰’를 뜻하는 마라가스카르어’ Asivano(아시바노)’를 다함께 외치며 본격적인 춤을 시작하자 그는 이를 잘못 알아듣고 “아쉬바꺼”를 연신 외쳤습니다. 패널은 물론 시청자들이 뒤집어질 수밖에 없던 순간이죠. 특히 장도연은 “(코미디언으로서) 벽 느낀다”라며 감탄했습니다. 함께 여행했던 덱스와 빠니보틀은 항상 현지에서 춤을 추는 그를 부끄러워 했지만, 이날 만큼은 뜨거운 열기에 흠뻑 빠져들어 함께 신나게 몸을 흔들었습니다.




<태계일주 2>, 인도 갠지스 강물 시음




기안84의 기행이 가장 회자된 여행지는 인도였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악명 높은 곳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그는 인도의 문화에 따라 손가락을 이용해 인도 현지 음식을 먹는가 하면 과감히 갠지스 강에 뛰어들어 수영 실력을 뽐냈죠. 보트꾼 비키와 함께 보트를 타고 갠지스 강을 체험하게 된 기안84는 비키가 “인도 사람들은 아침에 갠지스 강에서 기도하고 강물을 마신다”라고 말하자 주저 없이 강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습니다. 그는 “비키가 ‘엄마의 강’이라고 말하며 마시는 걸 보고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성한 물이니 내 안의 죄를 씻어 내려줬으면 좋겠다”라고 갠지스 강물 시음 이유를 밝혔고요.


이날 기안84의 기행에 힘입어, 당시 <태계일주2>는 시즌 1에 비해 세 배가 넘는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내며 단번에 주말 예능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제작진은 기안84에게 “인도의 위생과 기안의 위장 중 누가 이길까”라고 말하며 흥미로워 했지만 정작 그는 “제가 인도랑 싸우러 온 게 아니다. VS가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받아쳤어요. 기안84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쟁쟁한 연예인들을 제치고 2023년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죠. <태계일주4> 종영을 끝으로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둔 기분”이라고 말한 만큼 프로그램의 종지부는 찍혔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다음 여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Credit

  • 글 김보
  • 사진 기안84 인스타그램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