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와 지드래곤도 푹 빠진 마르니의 새 얼굴, 메릴 로게는 누구?

바로 어제, 마르니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그 이름은 다름 아닌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메릴 로게였죠.

마르니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메릴 로게

메릴 로게 2025-2026 F/W 컬렉션

메릴 로게 2024-2025 F/W 컬렉션

메릴 로게는 앤트워프 왕립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마크 제이콥스, 드리스 반 노튼에서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다졌습니다. 이후 그는 2020년 론칭한 동명의 독립 브랜드를 통해 과감하고 풍자적인 미학을 펼쳐왔는데요. 벨기에의 작은 항구 도시 겐트에 스튜디오를 둔 메릴 로게는 단순한 옷을 넘어 기묘하고 낭만적인 삶의 태도를 제안해왔죠. 시골 할머니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꽃무늬와 자연을 닮은 원색, 과장된 디컨스트럭티드 실루엣의 절묘한 조화는 현실과 판타지를 경쾌하게 누비는 그만의 시그니처인데요. 거대하지만 산뜻하고, 기묘하지만 사랑스럽다는 점에서 마르니와 궤를 같이 하죠.

메릴 로게 2023-2024 F/W 컬렉션

메릴 로게 2023 S/S 컬렉션

사실 메릴 로게와 마르니의 만남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에는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는가하면, 올해에는 안담 프라이즈에서 우승하는데 이어 울마크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까지 이름을 올릴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으니까요. 게다가 전 세계의 패션 아이콘도 메릴 로게의 가능성을 일찍이 점친 바 있습니다.

무대 위의 디바, 두아 리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을 빛내줄 의상으로 메릴 로게의 스트라이프 셔츠와 플로럴 복서 팬츠를 선택했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걸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 <슬픔이여 안녕>에서 주연을 맡은 소녀들의 영원한 뮤즈, 클로에 세비니는 시사회에 초현실주의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새틴 러플 미니드레스를 걸친 채 등장했고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과 제니도 일상에서 메릴 로게의 목가적인 룩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메릴 로게 2024 S/S 컬렉션

메릴 로게 2024 S/S 컬렉션

지난달, 약 10년에 걸쳐 마르니를 이끌어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가 물러나면서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는데요. 젊고 유망한 디자이너 메릴 로게가 낭만적으로, 때론 반항적으로 쌓아온 유산은 이제 마르니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전통과 실험, 구조와 감성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이어온 마르니와 메릴 로게의 만남은 단순한 세대교체 그 이상을 의미하죠. 과연 마르니에서 그는 어떤 색을 칠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