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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실수하고 흔들리는 K-변호사 성장 드라마 2

2025년 하반기, 서초동을 배경으로 한 법정 드라마 기대작들.

프로필 by 라효진 2025.07.16

2025년 하반기, 드라마 신은 ‘서초동’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토-일요일 편성으로 tvN <서초동>과 JTBC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두 편의 법조 드라마 출격을 알렸기 때문이죠. 이름 만으로도 법 향기 폴폴 풍기는 그 동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릅니다. 두 드라마 속 변호사는 엄정한 정의의 사도라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사람 냄새가 가득한데요. 톡톡 튀는 캐릭터로 무장한 K-변호사들의 매력을 만나 보시죠.



<서초동> – 좌충우돌 직장 생활 성장기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은 제목만 보면 또 하나의 법정물 같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조금 달라요. 법정보다 사무실, 서류보다 사람, 승소보다 생존에 관한 이야기죠. 슈트 입은 엘리트, 날카로운 워커홀릭도 알고 보면 야근에 찌든 K-직장인이라는 것. 이들은 실패 없는 히어로가 아닙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삶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며 때론 틀리고, 무너지고, 울기도 하죠. 맛집 탐방이나 생존 커피 수혈 등으로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고요. 그 꾸밈 없는 얼굴 덕분에 우리는 이들에게 푹 빠지고 맙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냉정한 조직 사회, 끊임없는 사회 생활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거든요.



만원의 출근길 지하철 장면으로 시작되는 <서초동>이 리얼한 이유는 현직 변호사인 이승현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 때부터 영화 시나리오 집필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가 채집해 온 사건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완벽한 현실 고증을 이뤘죠. 때문에 주인공들이 사건 속으로 들어가기보다 주인공의 삶 일부에 사건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완벽한 수트핏을 자랑하는 9년차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변호사) 안주형 역을 맡은 이종석과 가족사로 인해 변호사 꿈을 키운 1년차 어쏘 변호사 강희지 역을 맡은 문가영이 만드는 로맨스 서사, 그리고 한 건물에서 독수리 오형제처럼 지내는 변호사 3인방까지. 이들의 티키타카와 맛깔나는 스토리 전개는 드라마가 끝나고 현실이 시작돼도 여운과 위로를 전합니다. 드라마 캐릭터와 함께 출근하고 열심히 ‘현생’ 살다 퇴근해서 다시 만나는 술 한잔 기울이는 시간. <서초동>은 이번 여름 우리의 출퇴근 메이트가 되어주기 충분해 보입니다.



<에스콰이어> – 로맨스를 장전한 선후배 케미스트리




JTBC에서 8월 2일 공개 예정인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은 제목부터 흥미롭습니다. 이미 변호사인데 변호사를 꿈꾼다니요? 이 드라마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시험은 붙었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마음은 여전히 불안한 청춘 변호사들.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가 온 세상에 냉기를 뿜어대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를 만나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까칠한 상사와 허술한 신입의 완벽한 조합. 이제 여기에 로맨스를 더한 드라마죠.



신입 변호사는 아이돌 엔딩 요정의 시초이자 이제는 어엿한 배우로 자리매김한 정채연이, 완벽한 파트너 변호사는 로맨스의 강자 배우 이진욱이 맡았습니다. 극본을 쓴 박미현 작가는 “법의 공간 안에서 사랑을 탐구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는데요. 가장 이성적인 공간에서 그려낼 감정의 진폭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작가가 캐릭터 싱크로율에 대해 “200점도 드리고 싶다”라고 전한 만큼 배우들의 호흡도 관전포인트죠. 지난해 SBS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와 남지현이 현실감 넘치는 선후배 변호사 케미를 보여줘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먼저 공개된 <서초동>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순항 중이기에 이 드라마의 향방이 더욱 궁금한 상황.



드라마 제목이 ‘에스콰이어’인 이유는 영미권에서 변호사를 지칭할 때 존중의 의미로 이름 뒤에 존칭으로 ESQ를 붙이는 것에서 따왔다고 해요. 1초도 늦게 가지 않으면서 업무는 완벽하게 끝내는 깐깐한 선배와 함께하게 된 허당미 가득한 신입 변호사가 소송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치유 받으며 프로페셔널한 직업인으로 성장해 갈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더불어 주인공 정채연 배우의 닮은꼴로 문가영 배우가 언급되기도 하는 만큼 두 배우의 매력을 비교 탐구해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가 되겠네요.


과거의 법정 드라마가 승소율 100% 완벽한 캐릭터 싸움이었다면, 요즘은 실수하고 흔들리는 주인공들이 더 매력적이에요. 왜냐고요? 그게 바로 현실이니까요. 불안한 시대에 자꾸만 흔들리는 정의감. 그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서초동>과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은 꽤 괜찮은 공감 포인트를 던져 줍니다.

Credit

  • 글 이다영
  • 사진 tvN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