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가을 패션 정답은 길거리에 있었다

뎀나도 반한 패션 아이콘, 슬라빅.

프로필 by 김동휘 2025.08.27

디스트로이드 니트와 낡은 코트, 겹겹이 쌓아 올린 실루엣. 런웨이에서 본 듯한 이 룩은 우크라이나 거리를 떠도는 한 남자의 것이었습니다. 사진가 유르코 다야치신은 매일 같은 광장에서 우연히 만난 슬라빅을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날마다 달라지는 그의 즉흥적인 레이어링 방식은 유르코의 작업을 본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결국 슬라빅은 거리의 패션 아이콘으로 남게 됩니다.

@yurkodyachyshyn

@yurkodyachyshyn



슬라빅에게서 힌트를 얻었던 디자이너로는 예전 발렌시아가의 뎀나가 대표적입니다. 슬라빅은 뎀나에게 창작의 원천이자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하게 됩니다. 낡은 니트를 겹쳐 입는 등 비롯한 계절을 초월한 레이어링 방식, 무심히 흘러내리는 스카프, 크기가 맞지 않는 코트 등 은 뎀나가 런웨이에서 보여준 요소들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죠. 우연히 거리를 걷던 한 남자가 현대 패션을 움직이는 가장 예기치 못한 뮤즈가 된 셈입니다. 이번 가을, 우리는 슬라빅에게서 무심한 레이어링의 미학과 자유로운 감각을 배워볼 차례입니다.



조끼 레이어드하기

이번 가을, 첫 번째 스타일링 포인트는 바로 조끼를 활용한 레이어링입니다. 이제 단순히 조끼 하나만 입는건 심심하죠. 서로 다른 소재와 색감, 길이를 겹쳐 입으면 단순한 니트 한 벌보다 훨씬 풍성한 실루엣이 완성됩니다. 색상은 톤온톤으로 맞추되, 일부 포인트 색을 더하면 단조롭지 않게 연출할 수 있고요. 소매와 밑단을 살짝 접거나 루즈하게 연출하는 디테일도 놓치지 마세요. 이렇게 작은 조합만으로도 슬라빅이 보여준 자유로운 감각을 일상 속 가을 룩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아우터 허리에 묶기

또 다른 레이어링의 재미는 가디건이나 셔츠를 허리에 묶는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조로운 룩 위에 패턴과 다양한 컬러가 섞인 상의를 허리에 묶어주면 자연스러운 실루엣 변화와 마치 벨트처럼 룩에 시선을 잡아주는 재미있는 액센트가 되어줍니다. 묶는 위치나 풀어지는 정도에 따라 캐주얼하게도, 살짝 장난스러운 시크함도 연출할 수 있어요. 간단하지만 확실한 포인트, 오늘 바로 시도해보세요.



얼스톤 컬러 활용하기

슬라빅에게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그의 색감 센스입니다. 25FW시즌 속에 많이 보인 올리브, 카키, 머스터드 등 부드러운 얼스톤 컬러는 슬라빅의 룩에서 특히 자주 보이던 컬러들이기도 한데요. 슬라빅은 톤다운된 얼스톤 위주의 룩에 사진 속 캔디 컬러 티셔츠와 버터 옐로 니트처럼 의외의 파스텔 컬러들을 포인트로 더해 룩 전체에 생동감을 주곤 합니다. 이 방식은 단조로움을 피하면서도, 컬러 자체의 깊이를 살리는 효과를 주죠. 거리 위 낙엽 사이로 스며드는 가장 트렌디한 컬러 매치란, 이런 것 아닐까요?

Credit

  • 글 손영우(오브젝트 에디티드)
  • 사진 IMAXtree ∙ 유르코 다야치신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