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큼 웃겼던 '어쩔수가없다' 간담회 말말말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터지는 박희순의 입담과 이병헌의 댄스 소감이 어우러졌던 '어쩔수가없다' 간담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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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제가 발가벗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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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이틀 앞두고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기자간담회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우선 시기가 시기였고,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미리 다소간의 평가를 받아든 상태였기 때문일 겁니다. '박찬욱 신작'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테고요. '블랙 코미디'에서 '블랙'만 남을 뻔한 자리에 '코미디'를 더해 준 건 뜻밖에도 박희순이었습니다.
첫 인사부터 태연한 얼굴로 "기자간담회를 이렇게 많이 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말한 그는 줄곧 박찬욱 감독에 대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박희순은 "워낙 감독님의 오랜 팬이라 마음가짐이나 자세부터 다르게 임했다"라면서 "발가벗겨질 준비를 했다고나 할까"라고 말문을 열었어요. 여기에 "영화에서 발가벗겨진 건 이성민이었고 제가 발가벗겨지진 않았다"라고 덧붙여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발가벗겨진(?) 이성민은 고개를 숙이며 폭소를 터뜨렸고요. 박희순은 "다시 한 번 (박찬욱 감독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온다면 제가 발가벗겠다"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습니다.

이어 해외 영화제에서 <어쩔수가없다>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한국말로 연기를 했고, 우리의 정서가 담긴 영화인데 현지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다"라며 "웃음이 나와야 하는 부분에서도 관객석에서 큰 반응이 있어 뿌듯함을 느꼈다"라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이병헌 사진을 내밀면서 사인을 해 달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말해 다시 한 번 모두를 웃겼습니다. 박찬욱 감독도 이병헌과 박희순이 닮은꼴이란 걸 언급한 적이 있는데, 외국에서도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
이병헌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이 떠오르는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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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 이병헌은 이날 간담회에서 박찬욱 감독과 함께 가장 많은 말을 했습니다. 영화와 감독을 대하는 솔직한 화법이 눈에 띄었는데요. 그는 "감독에게 늘 질문했다. 보는 사람들에게 영화 속 상황이 설득력이 있을까? (처음엔)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취업을 위해 살인까지 결심하는 과정을 설득하려면 그 상황을 시리즈로 만들어 반복해서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러면 보는 사람들도 '그래, 이제 알겠어, 누군갈 죽여도 돼'라는 상태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감독이 이병헌을 설득(?)했고, 그도 몰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어요.
공식석상에서 춤을 많이 춘 적은 없지만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많이 만든 이병헌은 오랜만에 <어쩔수가없다>에서 댄스를 선보였습니다. 여전히 짧지만 강렬했고요. 이를 두고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왜 춤을 추나' 싶었다. 그런데 (영화적으로) 이 댄스는 주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하려는 동작이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구사해야 할 지도 촬영 직전까지 고민을 했다는데요. 매번 달라지는 그의 춤사위 중에 감독이 포착한 장면이 영화에 실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를 확인한 이병헌은 "막상 춤을 출 때 그런 감정이 아니었는데,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이 떠올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손예진과의 첫 부부 호흡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냈는데요. 이병헌-이민정, 현빈-손예진 부부는 평소에도 친하게 지낸다고 해요. 그래서 거리감도 없었죠. 이병헌의 칭찬 세례에 손예진도 화답했습니다. 손예진은 "부부 연기는 정말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이병헌과 처음 연기하며 놀라웠던 건 정말 힘을 하나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라며 "카메라 앞에서 너무 유연하게 연기를 한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죠. 그러면서 "부부 동반으로 골프를 몇 번 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집에 가서 아프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을 잔뜩 주고 치시더라"라며 "그래서 연기할 때 힘이 더 빠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라고 말해 이병헌의 멋쩍은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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