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취미' 뜨개질이 웰니스 루틴으로 인기인 이유
왜 지금, 뜨개질과 자수일까? 느린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웰니스 루틴.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최근 20, 30대 사이에서 뜨개질과 자수, 퀼트 등 한때 ‘할머니들의 취미’로 불리던 손작업이 자주 포착됩니다.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일상을 점령한 요즘, 이 느린 활동의 등장은 다소 의외처럼 보이죠. 단순한 레트로 유행으로 치부하기에는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는데요. 왜 지금일까요.
@rosesvane
속도를 낮추는 선택
」우리는 빠른 속도와 즉각적인 반응을 기본값으로 삼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알림에 답하고, 결과를 내고, 효율을 증명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죠. 이런 환경 속에서 뜨개질이나 자수처럼 느리고 반복적인 손작업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선택이 됩니다. 무엇을 성취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목표 없이 과정 그 자체에 머무는 경험 말입니다. 이 취미들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머물러도 되는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그 점에서 지금의 라이프스타일과 미묘한 대비를 이루죠.
@rosesvane
느린 반복이 만드는 안정감
」이러한 느린 취미들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은 뇌를 과도한 자극에서 잠시 분리하고, 주의를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해요. 일정한 리듬을 가진 반복 활동은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죠. 뜨개질이나 자수를 하다 보면 생각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손끝의 감각은 또렷해집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반응하느라 소진된 감각이, 느린 리듬 속에서 다시 깨어나는 셈이에요.
@knipsarina
혼자이면서 함께인 방식
」흥미로운 점은 이 취미들이 결코 혼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얼핏 혼자만의 활동처럼 보이지만, 뜨개질, 자수, 퀼트는 ‘뜨개 크루’라는 이름으로 느슨한 공동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기술을 겨루지 않고, 속도를 맞추지 않습니다. 같은 공간에 앉아 각자의 리듬으로 손을 움직일 뿐이죠. 말이 많지 않아도, 굳이 친밀해지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 혼자와 함께의 경계에 머무는 이 방식은 지금 세대가 선호하는 관계의 형태와 닮아 있어요.
@aver.paula
잘하지 않아도 되는 취미
」뜨개질, 자수, 퀼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인데요. 복잡한 기술이나 명확한 목표 없이 손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고, 반복적인 리듬은 자연스럽게 생각을 잦아들게 해요.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끝까지 완성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도, 비교해야 할 기준도 없으니까요. 이 취미들은 잘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aver.paula
쓸모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
」주목할 점은 이 취미들이 말하는 ‘쓸모’의 기준입니다. 폭신한 니트나 작은 자수 작품이 남을 수는 있지만, 이 활동의 핵심은 결과물이 아니에요. 생산성과 효율로 환산되지 않는 시간, 목적 없이 손을 움직인 경험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죠. 손을 움직인 시간, 잠시 멈춘 마음, 느려진 호흡. 이 취미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남기며, 조용한 방식으로 회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빠르게 소비되지 않는 시간의 가치가 다시 감각되는 순간인 것이죠.
@aver.paula
Credit
- 글 김민지
- 사진 각 인스타그램
엘르 비디오
엘르와 만난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