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일본 영화 스틸컷 아냐? 구두 장인과 고양이가 함께 사는 가나가와현의 주택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이 집에는 빈티지 가구와 난로, 나무 바구니처럼 따스한 소품들 사이 고양이 두 마리가 산다.

프로필 by 이경진 2026.03.06

비스포크 구두 장인 카자와 사키에가 사는 집은 일본 영화에서 본 듯 평화로운 분위기예요. 카자와가 가나가와현 조용한 주택가, 지어진 지 50년 된 단독주택을 선택한 건 바로 이 고양이들 때문이라는데요. 고양이에 진심이라 직접 디자인한 고양이 용품도 놓여 있다는 카자와의 집, #멍냥집 인터뷰로 만나볼까요?

#멍냥집 인터뷰로 만나 반가워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일본 가나가와현에 살면서 비스포크 구두를 만드는 카자와 사키에(@rollo_shoegazer)입니다. 집 한편의 아틀리에에서 구두 제작 클래스를 열고 있어요. 또 고양이와 집사를 위한 온라인 숍 ‘Hello cats, my dear friends’(@hello_cats.my_dear_friends)를 운영해요. 모든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죠. 매출 일부를 고양이 보호 시설에 기부합니다.

어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나요

열다섯 살 수컷 쿠루리(くるり), 열 살 암컷 못푸(もっぷ)와 살고 있어요. 쿠루리는 아기 시절 대나무 숲에서 구조되었어요. 입양 공고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 너무 흐릿해서 얼굴조차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걸려 입양하게 되었어요. 쿠루리는 애교가 아주 많아 사랑을 듬뿍 받아요. 손님이나 수강생이 오면 저보다 먼저 현관으로 달려가죠. 잡지 표지 모델로 활약한 적도 있답니다. 못푸는 주택가를 떠돌다 구조되었어요. 입양 공고에 ‘이 아이는 화장실 훈련을 잘 못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왠지 마음이 아파 입양했습니다. 애칭은 ‘솜먼지짱’이에요. 솜먼지처럼 옅고 흐릿한 털색이 매력이죠. 울 소재를 좋아해 제 니트 속으로 파고들곤 해요. 계절에 상관없이 저에게 꼭 붙어 잠이 들고요. 쿠루리와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낯을 무척 가립니다.


쿠루리, 못푸와 사는 집은 어떤 곳인가요

고지대의 조용한 주택가, 지은 지 50년 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요. 3SLDK(방 세 개, 서비스룸, 거실, 식당, 주방) 구조의 이층집이에요. 주거지 겸 아틀리에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집을 찾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일본은 아직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매물이 매우 적습니다. 특히 개보다 고양이에게 더욱 까다롭고요.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고양이를 위한 조건은 포기할 수 없었어요. 고양이가 언제든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큰 창이 많을 것, 유리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을 것, 교통량이 적고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곳일 것이라는 기준에 맞춰 이 집을 선택했습니다.

집은 어떻게 꾸몄나요

특별히 원하는 분위기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둘 뿐이에요. 빈티지 제품을 좋아해요. 테이블, 식기장 등의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은 빈티지 숍에서 찾은 것이 많죠. 빈티지 가구 특유의 나무 질감과 색감에, 포인트로 하늘색이나 빨간색 같은 귀여운 소품을 더해보기도 해요. 특히 영국 제품을 좋아하다 보니, 영국 시골 어딘가에 있을 법한 ‘너무 세련되지 않은’ 집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같네요. 지금 집 분위기가 귀엽고 마음에 들어요.

고양이들을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우리 고양이들은 바구니를 좋아해요. 그래서 집 곳곳에 바구니를 두었어요. 두 마리 모두 몸을 쭉 펴고 자는 걸 즐겨서 폴란드산 큰 바구니(펫 베드)를 특히 마음에 들어 하죠. 또 세월이 흐르면서 고양이들의 점프력이 예전과는 달라졌어요. 그래서 테이블 옆이나 돌출 창가처럼 고양이가 올라가고 싶어 하는 장소에는 발판을 마련했어요.

KARIMOKU CAT의 ‘캣타워’.

KARIMOKU CAT의 ‘캣타워’.

Apollo & Char New Habit의 ‘BIO shower’.

Apollo & Char New Habit의 ‘BIO shower’.

고양이들과 살면서 유용하게 사용 중인 아이템을 추천해 주세요

쿠루리, 못푸와 함께하면서 달라진 일상에 대해 듣고 싶어요KARIMOKU CAT의 ‘캣타워’. 나이가 든 고양이도 오르기 쉽고 안정감이 있어요. 열다섯 살인 쿠루리도 자주 올라가서 편히 쉬곤 하죠. 관리하기도 편하고 부품 교체도 가능해요.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갖췄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Apollo & Char New Habit의 ‘BIO shower’. 유익균 유래 유산균 생성 효소와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미스트예요. 매일 아침 고양이를 빗질해 주면서 뿌려주죠. 귀나 입 주변을 관리할 때도 사용하고요. 털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 동시에 오염과 냄새 케어에도 효과가 있어요. Cinq의 ‘펫 캐리어’도 추천해요. 영국제 펫 캐리어예요. 집에서는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쉬는 펫 하우스로 사용해요. 병원에 갈 때는 캐리어로 사용하죠. 무엇보다 바구니 타입이라 집에 두어도 귀여운 소품처럼 느껴져 좋아요.

Cinq의 ‘펫 캐리어’.

Cinq의 ‘펫 캐리어’.

쿠루리, 못푸와 함께하면서 달라진 일상에 대해 듣고 싶어요

고양이와 살기 전에는 시간을 잊고 일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어요. 항상 일이 우선이었기에 불규칙하게 생활했죠. 하지만 쿠루리, 못푸와 함께 살면서는 아침에 고양이와 함께 일어나요.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들에게 깨워지죠. (웃음) 식사도 반드시 같이하고요. 저녁이면 고양이들이 제 아틀리에 문 앞으로 다가와 “냐아”하고 갸르릉 댑니다. ‘이제 슬슬 일을 끝낼 시간이잖아’라는 뜻으로 저를 부르는 거예요. 그렇게 일을 마무리하고 밤이 되면 함께 잠자리에 들고요. 원래 성격이 급하고 누군가에게 맞추는 일을 어려워했어요. 고양이들에게 매일 휘둘리며 살다 보니 ‘기다리는 것’과 ‘맞춰가는 것’을 배우게 되었어요. 예전보다 훨씬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죠. 쿠루리, 못푸와 함께하는 평범한 나날이 무척 편안하고 행복해요.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글 김유영
  • 사진 카자와 사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