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감도 높은 고양이 집사의 1% 다른 인테리어 노하우

고양이가 있는 집은 인테리어를 포기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리빙 브랜드 이공사홈 대표 조석경은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합니다. 반려묘를 위해 공간의 질서를 재배치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한 감성을 놓치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프로필 by 이경진 2026.03.16

리빙 브랜드 '이공사홈'을 운영하는 조석경의 가족은 정다운 분위기의 구축 아파트에 삽니다. 이 집의 발코니 안쪽은 오직 반려묘 라떼를 위한 공간이에요. 독립된 자리가 필요한 고양이의 특성을 존중하는 선택이었죠. 단정한 물건으로 채운 이 집에서 어른과 아이, 그리고 고양이는 서로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사는 이들의 집을 들여다보는 인터뷰 시리즈 #멍냥집 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리빙 브랜드 '이공사홈(204home)'을 운영하는 조석경(@204.home)입니다. 이공사홈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저는 특별한 이벤트보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힘을 믿으며, 그 안의 온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담백하게 기록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 것, 조용하지만 오래 바라보게 되는 것에 마음이 갑니다.


반려묘와 함께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2021년 10월, 라떼가 우리 삶에 스며들었어요. 라떼를 처음 본 순간, 라떼와 함께라면 일상이 조금 더 다정해지리라는 막연하지만 단단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품에 안을 때 느껴지던 조그맣고 일정한 박동, 그리고 나를 믿기로 한 듯 가만히 몸을 맡기던 모습…. 그렇게 라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죠.


라떼는 어떤 고양이인지

예상치 못한 행복을 선물하는 존재예요. 무언가 언짢은 듯 뚱한 표정을 보고 있으면 잔뜩 긴장했던 마음도 스르르 녹아내려요. 특히 동그란 뒷모습을 보면 절로 웃게 돼요. 정직하게 동그란 곡선을 보고 있자면 어떤 고민도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일종의 무장해제를 경험하게 된달까요(웃음).


라떼와 함께하는 가족의 일상은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라떼를 찾아요. 라떼가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르죠. 그 순간 마음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날 서 있던 생각이 둥글어지고, 서두르던 숨을 천천히 고르게 되고요. 어떤 존재에게서 귀여움을 느낀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부드럽게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작은 존재 앞에서는 자연스레 목소리를 낮추고 손길을 조심하게 되니까요. 제 아이도 라떼를 대하면서 배려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우리 가족은 예전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깊은 삶을 살게 되었어요. 모든 것은 무해하고도 다정한 라떼 덕분이죠.


정갈한 물건으로 채워진 집이에요. 라떼와 가족들을 위해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었나요

우리 가족은 세월의 흔적이 기분 좋게 남아 있는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시간이 겹겹이 쌓인 동네 특유의 정겹고 다정한 공기가 집 안팎을 감싸주죠. 거실 창 너머로는 탄천과 넓은 하늘이 한눈에 들어와요. 라떼는 거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탄천 위로 지나가는 새들이나 흔들리는 나뭇잎을 관찰하는 걸 즐깁니다. 라떼의 고요한 숨소리와 탄천의 물결, 그리고 정겨운 동네의 리듬이 적절히 섞인 이 7층 집은 제게 단순한 주거 이상의 의미예요. 영감을 주고, 기록을 하게 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공간을 꾸미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담백함’이었어요. 리빙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트렌드를 마주하게 되죠. 하지만 결국 제가 돌아가고 싶은 집의 모습은 언제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풍경이더군요. 집이 조용한 배경이 되어 사람의 움직임과 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기를 바랐어요. 화려한 포인트보다는 빛과 질감, 여백이 만드는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라떼와 함께 살기 위해 마련한 요소가 있다면요

라떼는 다른 고양이들보다 관절이 약한 편이에요. 그래서 가구를 고르고 배치할 때, 라떼에게 너무 가파른 구조를 피하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낮은 수납장과 적당한 높이의 선반이 라떼에게는 즐거운 산책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또 라떼는 늘 우리 생활 반경 안에서 지내지만, 화장실만큼은 독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발코니 안쪽, 고요하고 가족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그 자리가 라떼의 화장실이 되었습니다. 다만 그 공간이 다소 밝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블라인드를 내려 빛을 적당히 차단해 주었어요. 함께 살지만 존중받는 존재로서 독립된 공간을 갖게 하는 일, 그 작은 배려가 공존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떼를 위해 마련한 물건 중 만족스럽게 사용 중인 것을 소개해 주세요

스크래쳐 겸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는 두잇(Duit)의 ‘올데이 보드’. 추운 계절만 아니라면, 라떼는 여기서 자는 걸 가장 좋아해요. 박박 긁어도 가루 날림이 없어 집사 입장에서도 만족스럽고요. 오힛(Ohit)의 ‘바게트 하우스’는 겨울이 되면 꺼내요. 겨울 햇살 아래 이곳에서 웅크리고 잠든 라떼는 무척 사랑스러워요. 바게트 빵 사이에 쏙 들어간 것 같은 라떼의 모습이 정말 귀엽죠. 이공사홈의 러그와 발 매트도 사계절 내내 사용해요. 라떼와 함께 살면서부터는 물걸레질이나 물세탁이 가능하고, 고양이 발톱에도 쉽게 뜯기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직조된 제품을 쓰게 되었어요. 특히 ‘도톰 러그’는 방수・방염 기능이 있고 라떼가 스크래쳐처럼 긁어도 잘 망가지지 않습니다.

두잇(Duit)의 ‘올데이 보드’.

두잇(Duit)의 ‘올데이 보드’.


오힛(Ohit)의 ‘바게트 하우스’.

오힛(Ohit)의 ‘바게트 하우스’.

요즘 위시리스트에 담겨 있는 아이템은

‘무적의 소파’를 찾고 있습니다. 원래 리넨 소파를 사용하는데, 라떼의 발톱 덕에 리넨이 빈티지해졌거든요(웃음). 리넨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지만 고양이의 발톱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더군요. 라떼가 마음껏 오르내리기 좋으면서도 디자인과 위생 기준 역시 충족하는 소파를 찾고 싶어요.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글 김유영
  • 사진 조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