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 찾아 떠난 사람들의 영화 5
집으로 돌아가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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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의 주된 정서는 '귀환'입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목표는 단 하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속 ‘귀환’이 언제나 익숙한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우주에서 지구로, 낯선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물리적인 귀환이 있는가 하면, 가짜 세계를 빠져나와 진짜 삶으로 향하거나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귀환이 될 수 있죠. 의미는 달라도 저마다의 '돌아갈 곳'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영화를 모아봤습니다.
영화 <오디세이>
<그래비티> 지구로 돌아가기
영화 <그래비티>
영화 <그래비티>
지구에서 바라본 우주는 아름답지만, 막상 그곳에 홀로 남겨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우주 임무를 수행하던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료와 우주선을 잃고 광활한 우주에 홀로 고립되는데요. 산소도, 연료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우주정거장을 옮겨 다니며 지구로 향할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수많은 위기와 좌절을 거친 끝에 마침내 지구에 발을 딛는 데 성공하죠. 이 과정은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던 주인공이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그래비티>에서 ‘돌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으로의 귀환을 의미해요.
<인터스텔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영화 <인터스텔라>
영화 <인터스텔라>
영화 <인터스텔라>
인류가 살아갈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우주로 떠난 쿠퍼(매튜 매커너히). 하지만 우주와 지구의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몇 시간의 탐사가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되어버리고, 쿠퍼는 가족들이 남긴 영상 메시지 속에서 자신보다 나이 들어가는 아이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블랙홀까지 통과한 끝에 가까스로 인류가 만든 우주 정거장에서 눈을 뜬 쿠퍼는 마침내 딸 머피(제시카 차스테인)와 재회합니다. 그러나 그가 떠날 때 어린아이였던 머피는 어느새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 있죠. 아무리 먼 우주를 건너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려는 마음, 그것이 쿠퍼를 끝까지 움직이게 한 가장 강력한 의지였습니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영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영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옷장 문 하나를 열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면? 페벤시 남매는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옷장을 통해 마법 세계 '나니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그곳에서 전쟁을 겪고 왕과 여왕이 되어 긴 세월을 살아가죠.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옷장 문을 통과한 남매는 놀랍게도 처음 나니아로 떠났던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옵니다. 나니아에서는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현실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말이에요. 한 세계에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아본 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집으로 돌아온 네 사람. 몸은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지만 이미 거대한 모험을 지나온 이들에게 ‘집’은 떠나기 전과 같은 의미일 수 없겠죠.
<라이프 오브 파이> 육지로 돌아가기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화물선 침몰 사고에서 살아남은 소년 파이(수라즈 샤르마)는 길은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위에 갇힙니다. 구명보트에 남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생존 물품, 그리고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 망망대해에 고립된 파이는 살아남기 위해 호랑이와 공존을 시작하고, 무려 227일 동안 바다를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육지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귀환'은 육지로 돌아오는 것만을 뜻하지 않죠. 침몰 사고로 가족과 일상을 모두 잃어버린 파이는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결국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귀환은 모든 것이 달라진 뒤에도 다시 삶을 이어가는 법을 찾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트루먼 쇼> 진짜 삶으로 돌아가기
영화 <트루먼 쇼>
영화 <트루먼 쇼>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삶 전체가 TV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트루먼(짐 캐리). 가족과 친구, 직장과 이웃은 물론 그가 사는 마을까지 모두 누군가가 만들어낸 세트였죠. 조금씩 세계의 이상함을 눈치챈 그는 물 공포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평생 두려워했던 바다로 나아갑니다. 거센 파도를 뚫고 끝까지 배를 몰아간 끝에 세트장의 벽에 부딪히며, 자신이 살아온 세계의 진짜 끝과 마주하게 되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트루먼에게는 애초에 ‘돌아갈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만들어진 안락함을 떠나 불확실한 현실을 택하는 순간, 트루먼은 비로소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영화입니다.
Credit
- 어시스턴트 에디터 송소형
- 사진 각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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