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위크엔드 막스마라 2026 가을 겨울 시그너처 컬렉션 ‘인투 더 포레스트’와 함께한 배우이자 모델 드리 헤밍웨이. 헤밍웨이라는 이름 안에서 만들어온 자신만의 세계, 연기와 패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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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모델, 헤밍웨이라는 이름까지 당신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많습니다. 그런 수식어를 모두 내려놓으면 어떤 사람일까요? 사람들이 바라보는 모습과 차이가 있을까요
드리 헤밍웨이라는 이름을 설명하면 엄마이자 모험가이고, 미식가이자 책벌레예요. 세상을 사랑하고 모든 일에 열정적이죠. 쉽게 감동하고, 쉽게 눈물을 흘리기도 해요. 자연과 음악, 동물을 사랑하고요. 무엇보다 저만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고요.
‘헤밍웨이’라는 거대한 이름과 함께 살아왔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보다 훨씬 개인적인 세계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는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나무와 풀이 무성한 집 뒷마당에서 저만의 세계를 만들고 마음껏 상상했죠. 특히 영화 <백설공주>를 좋아했는데, 그 영화를 보며 혼자 수많은 모험을 상상했던 기억이 나요. 노래를 부르거나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그때는 저를 ‘동물과 교감하는 사람’이라고 불렀어요.
한 사람에게 유산은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벗어나고 싶기도 하죠. 당신에게 ‘물려받은 것’과 ‘스스로 만들어온 것’은 어떻게 공존하나요
가문의 유산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였고, 태어나면서 물려받은 ‘헤밍웨이’라는 이름이 부담스럽지도 않았어요. 물려받은 것과 스스로 만들어온 것을 굳이 나누거나, 둘 사이의 균형을 의식하며 산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드리 헤밍웨이가 캠페인 모델로 나서고 로버트 라벤슈타이너와 위크엔드 막스마라가 협업한 ‘인투 더 포레스트 (Into the Forest)’ 시그너처 컬렉션. 알프스의 낮과 밤, 자연과 도시의 대비를 담았다. 우아하면서도 강인한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은 클래식한 실루엣과 견고한 소재, 디테일로 완성된다.
어떨 때 가장 ‘나다운’가요
연기와 모델 활동 모두 저에게 소중해요. 영화에서 쉽게 들여다보거나 드러내지 않을 제 모습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어떤 인물을 연기하든 그 안에서 저와 닮은 지점을 찾는 것도 중요해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캐릭터일지라도요. 모델로서는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고 싶어요. 지나치게 포즈를 취하거나 과장하면 오히려 어색해요. 두 가지 모두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로버트 라벤슈타이너(Robert Rabensteiner)와 캠페인 협업을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실제 촬영에서 피크드 재킷에 투박한 등산화를 매치하는 등 예상 밖의 스타일링도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안목을 경험하며 새롭게 느낀 건
저는 로버트를 좋아해요. 타고난 세련미를 지닌 사람이라 모델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았죠. 뻔하지 않은 스타일과 레이어드 방식이 좋아요. 무엇이든 과하게 꾸미지 않으면서 균형을 지키는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죠.
로버트의 남성적인 테일러링과 위크엔드 막스마라의 여성성이 만난 이번 컬렉션은 당신과도 잘 어울렸어요. 평소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자유롭게 오가는 편인가요
제게는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공존해요. 중성적인 핏도 좋아하고요. 너무 완벽하게 보이는 건 별로예요. 완벽하게 차려입은 모습을 시도하는 건 괜찮지만, 결국 제 본모습은 아니잖아요.
알프스의 전통적인 티롤리언 코트에서 영감받은 재킷도 인상적이었어요
부드럽고 포근했어요. 세워 올린 칼라와 섬세한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런 점에서 위크엔드 막스마라는 힘을 과하게 드러내기보다 여유로운 여성상을 보여주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여성스러움은 옷의 ‘형태’에 가깝나요? 아니면 ‘태도’에 가까울까요
둘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옷차림은 자신이 세상에 무엇을 보여주려는 건지, 그 순간을 표현하거나 느끼고 싶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니까요.
이번 컬렉션을 입어본 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룩이나 아이템이 있다면
하나만 고르기는 어려워요. 무엇보다 컬러가 좋았고, 그 컬러들이 실스 마리아(Sils Maria)의 숲과 어우러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포레스트 그린 컬러의 집업 재킷과 스커트에 완전히 반했죠.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유쾌한 느낌도 마음에 들었어요.
자연과 도시에 있을 때 당신의 모습도 달라지나요? 마음가짐이나 옷차림,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서 말이죠
완전히 달라요. 자연 속에서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반면, 도시에서는 좀 더 선이 분명하고 구조적인 것에 끌려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거죠.
로버트는 이번 컬렉션에서 ‘숲 한가운데 아름다운 테이블을 차리고 친구를 초대하는 여성’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여유롭고 자유로운 장면인데요. 당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주말은 어떤 모습인가요
자연에 둘러싸인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이에요. 함께 웃고, 책을 읽거나 카드 게임을 하고, 산책을 즐기는 거죠. 마지막에는 느긋하게 목욕하는 시간까지 있으면 완벽할 것 같아요.
Credit
- 에디터 이재희
-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석지윤
- Courtesy of Weekend Max M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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