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여자들이 이태리 훈남을 사랑하는 이유!

2012 S/S 시즌 피티 워모에서 포착한 경쾌하고도 청량한 순간들. 매년 1월과 6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개최되는 피티 워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 어패럴 전시회다.

프로필 by ELLE 2012.02.17



그는 포토그래퍼다. 주로 찍지만 남에게 찍히는 일도 많다. 여유로운 중절모, 검은 피부와 어울리는 원색 옷을 즐긴다. 주황색과 연두색을 함께 소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그에겐 일상이다. 이렇게 멋이 몸에 밴 남자와 마주할 수 있다는 건 피티 워모에서만 누리는 행운 중 하나다.



마지막 날 만난 이 익살스러운 멋쟁이 둘은 몬테제몰로의 스태프다. 지난 시즌에는 사진  찍히는 걸 꺼리는 눈치였는데 어쩐 일인지 공으로 장난까지 치며 기분 좋게 촬영에 응해주었다. 베스트에 부정적이었지만 이들의 룩은 자연스러워 눈길을 끈다. 셔츠와 톤온톤을 유지하고 적절한 액세서리를 더한 것이 비결.

피렌체의 벽은 노란색과 아이보리색의 중간쯤이다. 얼룩덜룩 벗겨지기도 했지만 고전적이고 아름답다. 박람회장 출구에서 유독 눈에 띈 이 신사. 그가 입은 진분홍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시가를 문 자유로운 애티튜드는 피렌체의 벽을 배경으로 비로소 완벽해졌다. 건조한 회벽이었다면 이 정도로 황홀해 보이진 않았겠지.



메인 파빌리언 앞에 앉아 남자들을 감상하고 있자면 피식 웃음이 난다. ‘내가 더 낫다’고 옷으로 말하는 그들이 유치했다가 귀엽다가 결국 매력적이라고 인정하고 마는 것이다. 핑크 재킷에 보색의 포켓 스퀘어를 꽂는 당당함, 목걸이를 네 개나 레이어링하는 대담함, 체크 포켓 스퀘어의 경쾌함, 핫 핑크 스트라이프 재킷을 맞추는 자신감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피티 워모에서는 언제나 크고 작은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올 그레이 룩에 파이프를 물고 자전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저 남자. 일부러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핑크와 퍼플 톤의 화살 밭을 지나는 순간, 핑크 컬러 구조물과 티 없이 맑은 하늘이 거기에 겹쳐지는 순간 이 사소한 퍼포먼스가 예술이 되었다. 그가 노린 순간일 테지. 


Credit

  • EDITOR 안주현
  • PHOTO 신선혜
  • ELLE 웹디자이너 최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