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레전드 모델 나오미 캠벨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보스의 얼굴이 된 나오미 캠벨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엘르>에 전한 이야기들.

프로필 by 강민지 2024.08.29
전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 모델. 지아니 베르사체와 티에리 뮈글러, 아제딘 알라이아의 친구. 스티븐 마이젤, 패트릭 드마쉴리에 등 사진가의 뮤즈. 패션과 문화의 아이콘. 이 모든 수식의 주인공인 나오미 캠벨이 보스의 얼굴이 됐습니다. 보스의 슬로건인 ‘자신의 주인이 되라’(Be Your Boss)에 모델 활동 외에도 연기와 음악, 리얼리티 TV 등 다채로운 분야에 열정적으로 도전해온 나오미 캠벨보다 잘 어울리는 인물이 또 있을까요? 그가 <엘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보스와의 작업부터 슈퍼 모델로서 커리어,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서 회고전을 열게 된 소감, 대리모를 통해 첫 딸을 출산하고 엄마가 된 삶까지. It’s for Life! 보스가 2024 FW 캠페인에 담은 이 메시지를 나오미 캠벨은 어떻게 삶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지, 이 대화는 그에 대한 기록입니다.

영원한 슈퍼모델입니다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어요. 오래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절대 혼자는 할 수 없던 일이에요. 사진작가를 비롯해 헤어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다앙한 사람과 함께 작업해 왔어요. 그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당신에게 옷은 어떤 존재인가요
옷이 얼마나 흥미롭냐 면요. 옷을 통해서 진짜 자기를 드러낼 수도 있고, 반대로 되고 싶은 캐릭터로 변신할 수도 있어요. 모델이 된다는 건 옷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는 25분마다 새로운 페르소나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페르소나는요. 당신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정의한다면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선호해요. 몸매를 강조하면서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옷을 좋아합니다. 재단과 옷의 구조가 정확해야 하고요.

당신의 동료 크리스티 털링턴은 SNS가 있었더라면 모델을 시작하지 않았을 거라고 하더군요. 당신도 가끔 옛날이 그리운가요
크리스티가 한 말이 이해돼요. 그 시절은 정말 특별했죠. 뭔가에 맞추려고 애쓰지 않았달까요? 현재 SNS를 사용하곤 있지만 업무에 관련된 일만 올리려고 해요. 소셜 계정은 결코 제 삶 전부를 대변하지 못해요. 제 일상엔 소셜 미디어보다 중요한 게 훨씬 많으니까요.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얼 할 거예요
잘한 일도 잘못 한 일도 반복할 거예요. 매 순간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아왔고, 과거를 겪었기 때문에 현재 제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 때 자신에게 단 하나의 조언을 할 수 있다면
헌신(Dedication)과 결단력(Determination), 그리고 추진력(Drive). 3D를 기억하라고 말해줄 겁니다. 늘 최고의 결정을 내렸던 건 아니지만 최소한 살아오면서 어떤 일이든 110%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해요. 모르는 게 있더라도 상관없어요. 110% 열정을 쏟아 최선을 다하면 이뤄집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전부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것만이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에요.

오늘날 당신을 만든 결정적 순간은
15세에 스카우트 된 일. 그리고 그 이후 벌어진 경험들이요. 최근에 일어난 사건으론 ‘Naomi: In Fashion’ 전시회를 꼽을 수 있겠네요. 모델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삶을 돌아볼 수 있던 경험입니다. 솔직히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서 저 자신을 꼬집곤 해요.

그런 표현도 과장이 아닐 것 같아요.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V&A)에서 열리고 있는 ‘Naomi: In Fashion’은 40년에 걸친 경력을 기념하고 있어요. 당신의 패션과 문화적 아이콘으로서 위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죠. 대단한 일입니다
정말이지 꿈만 같아요.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은 제가 학교 가는 길에 지나치던 곳이에요. 거기서 제 전시가 열리다뇨! 전시를 준비하며 각각의 의상에 얽힌 추억들이 하나둘 떠올랐고, 아제딘 알라이아와 지아니 베르사체, 칼 라거펠트가 해주던 이야기들이 기억났어요. 이런 규모의 전시는 대부분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나 열리는데, 살아서 이런 순간을 경험하다니 큰 영광일 수밖에요.

개인적인 삶도 궁금해요. 어머니가 되면서 인생의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겼나요
완전히 뒤바뀌었죠. 지금 제 우선순위는 아이들이에요. 소셜 미디어에 시간을 쏟을 여유 같은 건 없어요. 제 지금 관심사는 온통 최선의 어머니가 되는 일이에요.

좋은 어머니가 되는 팁을 전수해주세요
감사하게도 제 아이들이 예의 바르다는 칭찬을 종종 듣곤 해요. 제가 하는 일이라곤 그저 제 어머니와 할머니를 참고하는 겁니다. 제가 지금 제 아이들의 나이였을 때 할머니가 저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해주려고 노력하죠.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당신은 2022 가을 겨울 캠페인 촬영을 계기로 보스와 연을 맺어 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브랜드의모델을 넘어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협업도 진행하고 있고요
지난 시즌인 2024 봄 여름 컬렉션에 이어 이번 가을 겨울 시즌에 보스와 2번째 ‘BOSS X Naomi’ 협업을 진행했어요. 보스와 함께하는 작업은 느끼는 게 많아요. 보스는 체계적인 회사인 데다가 자기가 뭘 잘하는지, 누가 자신을 원하는지 명확히 꿰뚫고 있거든요. 첫 번째 컬렉션은 여행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저는 늘 여행 중이니까요. 그럴 때 편안함을 우선이고, 전 유별나리 만큼 위생에도 철저하니 그런 개인적인 요소까지 담아 컬렉션을 완성했죠. 이번 시즌엔 좀 더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도 넣어봤어요.

‘나오미 캠벨’다움이 담긴 컬렉션이네요
제 이름을 단 라인인데 그렇지 않다면 다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미팅 자리에선 모두 털어놓아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입고 싶은 옷과 입지 않을 옷에 대해 전부. 그러니 진심으로 좋아하고 직접 입을 옷이 탄생했죠. 이 아이템들은 서로 믹스 매치가 가능하도록 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입으면 좀 지루하잖아요. 아제딘 알라이아나 칼 라거펠트, 존 갈리아노 같은 디자이너 역시 스타일을 섞어 입기를 좋아했고, 자유분방한오늘 Z세대의 옷차림 역시 멋지거든요!

보스는 이번 시즌 “It’s for Life”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당신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운이 좋았어요. 좋은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많았죠. 지아니 베르사체와 아제딘 알라이아, 비비안 웨스트우드, 이브 생로랑, 그리고 존 갈리아노 같은 거장 말이에요. 그들과 작업하면서 곁에서 지켜보고 또 배울 수 있었어요. 그런 귀중한 경험들이 제 삶의 방향성을 찾고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각자 독특하고 특별하다는 점도 그들을 통해 알게 됐어요.

'보스 레이디'인 나오미 캠벨은 어떻게 완성되죠? 당신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완성하는 필수품이 있다면요
'보스 레이디'는 자신감에서 출발합니다. 준비물도 필요하죠. 제 필수 아이템은 잘 맞는 재킷과 두꺼운 벨트, 그리고 펜슬 스커트예요. 그렇게 입으면 잘 갖춰 입은 느낌이 들면서 제 자신이 강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이 때 중요한 건 과도하게 섹시하거나 저속하지 않게 균형을 맞추는 일이에요.

Credit

  • 에디터 강민지
  • 사진 보스(B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