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전에 새겨진 한국계 여성, 스테이시 박 밀번
인권 운동에 일평생을 바친 여성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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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여성 장애인 인권 운동가의 모습이 미국 화폐에 새겨졌습니다. 미국 조폐국은 11일(현지시각)부터 故 스테이시 박 밀번(Stacey Park Milbern)이 각인된 25센트 동전(쿼터)을 유통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현지 당국의 '아메리칸 위민 쿼터스'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사회의 발전에 공헌한 여성들을 25센트 동전의 뒷면에 등장시키는 캠페인이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쿼터에 새겨진 여성들은 총 20명이고, 밀번은 그 가운데 19번째입니다.

고인은 1987년 서울에서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슬하 삼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선천적으로 근이영양증(CMD)를 지닌 채였죠. 이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성장기를 보낸 밀번은 치료와 수술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장애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혼혈이자 퀴어, 장애인이었던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이해하며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사회의 다른 장애인과 교류했습니다. 더불어 16세부터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장애 역사를 추가하기 위한 노력을 포함한 장애인 인권 운동에 전념했죠.

밀번이 18살 때 다른 운동가들과 함께 만든 '장애 정의(Disability Justice)'라는 용어는 그의 생애 슬로건과 같았습니다. 밀번의 헌신을 기념하기 위한 동전에도 생전 모습과 함께 새겨졌고요. 미국 국립여성역사박물관(NWHM)에 따르면 이 개념은 '장애인 공동체 내 인습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관점이 장애인 권리 투쟁에서 빠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장애인 정의 운동의 선두 주자로서 달리던 밀번은 2020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CRIP CAMP: A Disability Revolution>의 임팩트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어요. 그는 2020년 수술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줄곧 애썼습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미국 조폐국 · 유튜브 'Barnard Center for Research on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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