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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만 보면 다 비슷? '트웰브'의 마동석표 액션 차별점

우선 설정 하나 만들 때마다 머리카락 한 움큼씩 빠졌다는 탄탄한 세계관이 관전 포인트.

프로필 by 라효진 2025.08.21

이제 한국 영화계에서 '마동석'은 하나의 '공식'입니다. 그가 등장하는 작품에 어떤 장면이 나올 지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악당들이 한참 나쁜 짓을 하고 있으면 마동석이 저벅저벅 걸어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상황을 정리할 거예요. 한 대 맞으면 바로 기절해 버리는 그의 주먹으로 말이죠.



보통 배우들은 이미지 고착화를 우려하지만 마동석의 행보는 독특합니다. 큰 연기 변신을 꾀하기 보다는 맨주먹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데, 이게 장르가 되어 버린 겁니다. 마동석이 형사건 사냥꾼이건 퇴마사건, 관객들은 그의 액션을 보러 영화관으로 갑니다. 팬데믹의 시작부터 끝까지 세 편이나 '천만영화'를 만든 건 마동석이 유일합니다.


KBS 2TV에 주말 미니시리즈로 편성된 <트웰브>에서도 마동석표 주먹 액션이 나올 전망입니다. 여태까지도 '한국형 히어로물'을 위시한 작품이 적지 않았지만, 12지신 설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동양적 색깔을 더했죠. <트웰브>는 마동석이 OCN <38사기동대> 이후 9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래서인지 마동석은 20일 <트웰브>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제작과 극본에도 참여한 그는 "12지신은 여러 아시아 국가에 존재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히어로물을 만들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도 공감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고 했습니다.


<트웰브>는 12지신 설화의 각 동물을 상징하는 12천사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악의 세력으로부터 인간을 지킨다는 내용인데요. 마동석이 12천사 리더인 '호랑이' 태산을 맡았고, 서인국이 차기 리더를 꿈꾸는 '원숭이' 원승을 연기합니다. 이주빈은 '용', 고규필은 '돼지', 강미나는 '개', 성유빈은 '쥐', 안지혜는 '말', 대만 배우 레지나 레이는 '뱀'이고요. 12천사를 관리하는 '사슴' 마록은 성동일이 소화합니다. 배우들은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에 흔쾌히 출연 제의를 수락했다고 해요. 특히 <38사기동대> 이후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서인국은 더 그렇고요.



이날 각자 맡은 동물 캐릭터와 스스로가 얼마나 흡사하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모든 출연진이 앞다투어 자신이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고 말해 웃음을 줬죠. 서인국은 원숭이의 날렵함을 표현하기 위해 파쿠르까지 배웠다는데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나, 파쿠르는 싸움보다는 추격과 어울리는 스포츠여서 이를 캐릭터에 녹이기 위해 주변 지형을 이용하는 액션을 많이 연구했습니다. '까마귀' 오귀 역의 박형식은 속을 알 수 없는 까만 눈을 줄곧 들여다 봤고, 성유빈은 머리카락을 쥐색으로 탈색했으며, 고규필은 내내 체중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마동석 특유의 주먹 액션도 호랑이와 잘 어울립니다. 그는 앞발을 이용해 싸우는 호랑이의 모습을 본따 태산의 액션을 만들었어요. 호피 무늬 트레이닝복을 늘 입고 다니는 점도 알기 쉽습니다. 다만 스크린에선 대성공을 거둔 그의 주먹이 드라마에서도 통할지는 지켜 볼 일입니다. 마동석은 "인물이 많고 각자 스토리도 있는데 판타지물이다보니 서사를 만드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라며 "드라마의 긴 호흡으로 가져간다고 했을 때, 어떤 타이밍에 액션이 나오고 이야기를 소개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어요. 또 극 초반에는 인간다운(?) 액션으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히어로의 면모가 많이 드러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세계관을 하나하나 만들 때마다 머리가 한 움큼 씩 빠진다. 쉬운 이야기도 쉽지가 않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군요.


<트웰브>의 극본을 완성하는 동안 마동석은 영화 <이터널스>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 출연했습니다. 언급했듯, 거칠게 말하자면 이렇다 할 연기 변신은 없었죠. 하지만 각 작품과 캐릭터에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마동석은 설명합니다. 그는 "어차피 마동석이 주먹 액션을 하면 어떤 예고편에서든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어요.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서인국이 공동 감독한 배경 음악입니다. 서인국은 "메인 음악감독 작업실에서 작품을 보며 '이 장면은 이런 음악이 좋을 것 같다'는 등의 논의를 했다"라며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고, 속도감이 있다 보니 사이버펑크 느낌의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라고 했습니다. 소위 '주연급' 배우인 그가 타이틀롤이 아닌 <트웰브>를 선택한 것도 팀원으로서 움직이는 것에 의미를 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드라마 <트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