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독립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작가 아미라의 집

존중과 사랑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문화를 조화롭게 담아낸 예비 신혼 부부의 한옥.

프로필 by 길보경 2026.01.09
이탈리아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는 한옥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스틸과 유리를 활용해 현대적인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차가운 금속에 밝은 연두색을 입혀 공간에 의외성을 더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북촌 한옥 마을에 자리한 집.

일상의 소소한 순간마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흐르는 이곳! 금속 공예가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호미두(@mihomidu)를 운영하는 아미라와 뷰티 브랜드 혜자(@hyejaskincare)의 대표 정민이 함께 살고 있어요. 이탈리아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가 설계한 한옥으로, 그의 가족이 오랜 시간 머물렀던 집이기도 해요. 공간이 품은 이야기와 에너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두 사람에게 이곳은 새로이 터를 잡을 결정적인 이유가 되어 주었죠.


금속 공예 작가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호미두의 디렉터 아미라. 아미라 작가가 제작한 패브릭 쿠션, 거울 등을 집안 곳곳에 배치했다. 아미라 작가가 제작한 패브릭 쿠션, 거울 등을 집안 곳곳에 배치했다.

거실 한가운데 자라는 살구나무는 이 집의 상징 같은 존재예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비워 둔 천장과 사방으로 스며드는 자연광 덕분에 집 안에는 늘 생기가 가득합니다. 아미라와 정민은 이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 살구나무의 생명력에 깊이 감탄했어요. 이 집 자체가 완성된 공간이라기보다 계속 자라고 있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졌죠.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 바람이 머무는 느낌, 공간이 가진 구조가 모두 자연스럽게 다가왔대요.


거실 한가운데 자라나는 살구 나무. 아미라 작가의 그릇으로 채운 선반. 주방 가구 역시 모두 직접 제작했다. 정민이 가장 좋아하는 오브제로 꼽은 오리 인형. 10 꼬르소꼬모에서 구매했다.

전통 한옥의 배경 위에 이국적인 색과 질감을 자연스럽게 더한 점도 인상적이에요. 아미라는 공간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작업과 고향인 중동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녹여냈어요. 백자 도자기 옆에 놓인 중동 문양의 카펫, 직접 디자인한 스테인리스 선반과 그릇 그리고 주방 벽에 걸린 액자까지. 차분하고 담백한 무드의 주방은 거실과 부드럽게 연결되죠. 해 질 무렵이면 북악산 너머로 떨어지는 햇살이 실내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기분이 들어요.


미호미두의 새로운 키친 라인으로 선보인 테이블웨어. 한옥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는 원형 창. 창 너머로 경복궁과 인왕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뉴질랜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정민과 리비아에서 온 아미라. 서로 다른 시간과 풍경을 지나온 두 사람은 각자의 취향과 감각을 포개어 가는 중이에요. 그렇게 이 집은 천천히 변화하며 자라나겠죠? 마치 살구나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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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아미라(@aaam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