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은 초고추장도 차원이 다릅니다
발효는 모든 음식의 일부다. 내로라하는 레스토랑의 한식에 깃든 진한 시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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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스'의 오미자 고추장을 곁들인 배추선
발효는 색다른 일상이다. 일반적으로 김치를 떠올리게 하는 배추와 배, 고추라는 세 가지 재료를 ‘밍글스’가 모으면 맛도, 모양도 완전히 달라진다. 배추와 배를 켜켜이 쌓은 후 왕우럭조개와 캐비아를 곁들인 다음, 오미자 초고추장을 함께 낸다. 익숙한 조합에서 이끌어낸 새로운 맛이다. 초고추장에 곁들인 회무침이 연상될 듯하지만, 오미자가 더해지면 자연스러운 단맛과 꽃 향이 풍부해져 익숙한 김치와 회무침 그 이상의 맛을 이끌어낸다.
밍글스에서 발효는 모든 음식의 일부다. 한식 조리 과정에 일반적으로 발효와 숙성이 깃든 것처럼 모든 음식에 발효와 숙성된 재료를 사용한다. 명인의 장도 쓰지만, 매 식사의 한 가지 음식은 직접 만든 장을 사용한다. 요새는 뿌리채소와 인삼 오일을 사용한 비빔밥에 직접 만든 간장으로 맛을 돋우고 있다.
레스토랑 '에빗'의 오리
발효는 변화와 조화다. ‘에빗’은 한국의 재료와 세계의 조리법을 조화롭게 사용하며 재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레스토랑이다. 조셉 리저우드 셰프는 한국에서 다양한 가금류 요리를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오리와 차의 조합을 요리에 접목한다.
제주 홍차를 우린 물에 가볍게 데쳐 껍질과 고기에 차의 쌉싸래한 향과 맛을 은은히 덧입히며 10일간 숙성시킨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봤던, 바람 앞에서 식재료를 말리는 기술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만든다. 숙성 오리의 향과 맛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한라봉을 곁들여 산미와 단맛을 더하고, 마라탕을 연상시키는 산초 열매와 향긋한 장미 장아찌를 올려 완성한다.
레스토랑 '비움'의 지수화풍
발효는 구조다. 직접 만든 조선간장을 사용해 한국의 식재료를 돋보이게 하는 레스토랑 ‘비움’은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나물과 버섯, 과일, 잡곡류의 맛 구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김대천 셰프에게 간장은 양념 그 이상이며, “재료의 결을 세우고 여백을 만드는 도구”다.
김 셰프가 직접 만드는 조선간장은 숙성 연도에 따라 사용법도 다르다. 최소 1~2년 된 숙성 간장으로 국물 간을 하거나 재료를 데치는 데 사용하고, 3년 넘게 숙성한 간장은 마무리 단계에서 사용한다. 하루하루 숙성이 더해질수록 조선간장 자체의 맛과 구조 또한 매일 변하기 때문에 그런 변화와 어우러지는 재료를 고민한다. 언뜻 보기엔 익숙한 반찬이지만, 비움에서 맞이하는 오늘의 표고버섯과 내일의 표고버섯, 오늘의 고사리와 내일의 고사리는 은은하게 다른 맛이다.
Credit
- 사진가 신윤근
- 글 SUMMER LEE
-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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