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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핫플레이스! '와일드덕칸틴'의 주방

와일드덕칸틴의 주방은 제철 재료와 좋은 대화를 경쾌하게 엮어내며 매일 새롭게 변주 중이다.

프로필 by 이경진 2026.01.09

KIM SU MIN

와일드덕칸틴의 형제 카페인 하우스 오브 와일드 주방에 선 김수민.

와일드덕칸틴의 형제 카페인 하우스 오브 와일드 주방에 선 김수민.


신선한 치즈와 토마토, 햄과 바질, 질 좋은 발사믹 식초와 오일 등으로 독일식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이다.

신선한 치즈와 토마토, 햄과 바질, 질 좋은 발사믹 식초와 오일 등으로 독일식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이다.



지금 서울에서 가장 생동하는 주방을 꼽을 때 와일드덕칸틴(Wildduck & Canteen)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내추럴 와인에 빠진 김수민 대표가 작은 와인 바 & 비스트로로 문을 연 와일드덕칸틴의 주방은 지난 몇 해간 늘 열려 있고, 매일 새롭게 변모했다.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아 팬데믹에 접어들면서 정체기를 겪던 시기를 계기로 레스토랑 노마(Noma) 팀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의 셰프 팀이 이곳 주방을 방문해 펼친 팝업 프로젝트가 지금껏 80여 회. 김수민 대표와 와일드덕칸틴 팀은 그토록 다양한 세계의 요리사. 푸디들과 함께 그들의 작은 주방에서 음식, 공간, 문화가 만나는 방식을 실험했다. 와일드덕칸틴의 주방을 전 세계 요리사들의 ‘임시 주방’으로, 서울의 뜨거운 식문화 커뮤니티로, 맛깔스러운 대화의 무대로 확장해 온 것이다. 김수민 대표가 우연히 내추럴 와인의 맛에 빠져 와일드덕칸틴을 시작한 것처럼 이들의 팝업 프로젝트도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지만 이제는 해방촌 언덕의 작은 와인 비스트로가 세상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됐다.





와일드덕칸틴과 자매 관계인 하우스 오브 와일드, 카페 와일드 덕, 미사랑 바를 비롯해 이들의 프로젝트 전반에는 와일드덕칸틴이 수많은 이들과 음식과 술을 둘러싸고 나눈 대화를 통해 풍성하게 경험한 주방 풍경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김수민의 감각은 자신의 식탁에서 출발했다. 축구선수 시절, 독일에 오래 머물며 그가 매일 아침 마주했던 식탁에는 빵과 치즈, 오이, 잼, 햄, 과일 등이 놓여 있었다. 재료는 비슷하거나 같았지만, 조합에 따라 매번 달랐던 맛. “그때 느꼈어요. 같은 재료로도 매일 다른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을요.” 그가 말하는 ‘좋은 재료’는 단순히 신선하거나 비싼 게 아니다. “원래 한국의 토마토는 맛있었어요. 포도도 그렇죠. 어린 시절 쌓아 놓고 먹던 캠벨 포도는 이제 찾기 힘들어졌어요. 유통 속도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맛을 결정하니까요. 그런데 이 토마토를 한 번 맛보세요. 껍질이 얇고 달아요. 여기에 제가 좋아하는 발사믹 식초를 뿌려 먹으면 완전히 새로운 맛이에요. 식재료가 가진 미묘한 맛을 잘 살린 요리를 좋아해요. 그래서 와일드덕칸틴에는 통상 ‘홀 요리’라는 주방과 식탁 사이의 아일랜드 테이블에서 재료를 툭툭 썰고 뿌리고 섞어서 내는 심플한 메뉴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김수민이 이 주방에서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특히 집중하는 것은 무언가를 ‘연결’하는 일이다. 그는 이제 농부와 생산자, 셰프 그리고 손님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누군가는 이걸 이어줘야 해요. 생산자와 소비자, 시장과 식탁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으니까요.” 오늘도 김수민과 와일드덕칸틴의 주방은 제철 재료와 좋은 대화를 경쾌하게 엮어내며 매일 새롭게 변주 중이다.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사진가 이우정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김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