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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 앞둔 충주맨이 충주시 유튜브 그만 두는 이유

'충주맨'으로 유명한 김선태 주무관은 13일 유튜브 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6.02.13

'충주맨'으로 불리던 충주시 유튜브 채널 홍보 담당자 김선태 주무관이 돌연 퇴사를 선언했습니다. 선출직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무원인 그는 '충주의 특산물은 충주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인지도의 보유자입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데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모두의 소원과 정반대되는(?) 맹활약 속에서 공무원 직을 지키고 있었고요. 지방자치단체 홍보의 새 패러다임을 연 김 주무관의 퇴사 소식은 충격을 안깁니다. 거기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 100만 돌파가 목전인 상황이기도 해요. 충주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김 주무관은 12일 인사 부서에 사직서를 냈고, 2월 말 퇴직을 목표로 남은 휴가 소진을 위해 장기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충주시청 역시 예고 없던 사직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입니다.



김 주무관은 13일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 올린 1분 가량의 영상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공직에 들어온 지 10년, '충주맨'으로 살아온 지 7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작별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라며 자신의 성공이 구독자들, 충주 시민, 충주시청 동료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어요. 이어 "여러분과 함께했던 7년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충주시를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란다"라며 "지금까지 '충주맨'이었다"라고 담담히 마지막을 알렸습니다. 이는 '충주맨' 영상에 자주 등장했던 조길형 충주시장의 퇴임 선언과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12년 간 연임하며 역대 최장수 충주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조 전 시장이 임기보다 5개월 빨리 물러난 건 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한 것으로 보여요. 미우나 고우나 '충주맨'을 밀어 준 조 전 시장이 퇴임하고 새 시장이 선출되면 지금까지 충주시 유튜브가 보여 준 매력이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충주맨'의 결정은 이 같은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돼요. 하지만 김 주무관이 조 전 시장과 손을 잡는 등 정치 쪽으로 나설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에 "지금은 뭐든지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라며 방송이든 유튜브든 향후 활동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충주맨'은 쓸 수 없게 됐으니, 본명으로 활동할 전망이고요. 앞서 그는 구독자 수 100만을 넘기면 은퇴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적이 있죠. 이에 대해 김 주무관은 "이 정도면 목표를 이룬 게 아닌가 싶다. 막연하게 '100만 구독자' 달성을 앞뒀다면 이 조직 내에서, 혹은 공무원으로서 할 건 다 해본 것이 아닐까"라며 미련 없는 퇴사 배경을 밝혔습니다.


김선태 주무관이 만든 충주시 홍보물

김선태 주무관이 만든 충주시 홍보물


김 주무관은 사법 시험을 오랜 기간 준비하며 낙방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30세에 9급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어요. 이후 충주시 페이스북 홍보 관리자가 된 이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B급 콘셉트 홍보물을 만들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9년부터는 지자체 최초로 B급 유튜브를 시도하며 대박을 터뜨렸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섭외까지 모든 것을 혼자 맡았던 그입니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아 2023년 말에는 임용 7년 만에 6급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어요. 중앙 부처, 타 지자체, 심지어는 사기업에서도 영입 제의를 받을 정도였죠.



'충주맨'의 수많은 활약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건 ‘관짝 댄스’ 밈입니다. 13일 기준으로 무려 1100만 뷰가 넘어요. 이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생활 속 거리두기 홍보를 위해 유행하던 ‘관짝 밈’을 패러디하며 춤을 춘 영상이었습니다. 여기에 충주댐 환경 규제 홍보 일환으로 만든 샘 스미스의 ‘Unholy’를 패러디 쇼츠도 조회수 1000만을 넘겼습니다. 7년 동안 당대 가장 유행하는 밈들을 시정 홍보와 결합한 재기발랄함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제작 열정에서 비롯된 콘텐츠들은 수많은 아류 유튜브를 탄생시켰습니다. 또 조 전 시장과 함께 찍은 파격적 영상은 충주시의 이미지를 바꿔 놨고요. 지자체 공식 유튜브 가운데 100만 구독자에 근접한 채널은 충주시 말고는 없습니다. 갑작스런 김 주무관의 퇴사에 현재 충주시청은 후임자 물색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쉽지 않을 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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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글 김보
  • 사진 충주시 유튜브 · 김선태 주무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