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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인생 첫 탱크톱을 패션 고수처럼 입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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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거진 <A Magazine Curated by> 편집장으로 13년을 보내며 알레산드로 미켈레, 킴 존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같은 이름과 나란히 지면을 만들어온 호주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큐레이터. 댄 톨리는 2023년 매거진을 떠나 파리를 기반으로 글쓰기, 큐레이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넘나드는 그만의 새로운 챕터를 쓰고 있다. 파리 튈르리 정원에서 열리는 디자인 살롱 ‘매터 앤 셰이프(Matter and Shape)’에선 아티스틱 디렉터로, 올해 밀란에서는 CC-타피스의 전시 큐레이터로 패션과 디자인, 공예와 감각의 경계를 횡단하는 그를 밀란에서 만나 오브제와 언어, 이 시대의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국 그가 큐레이팅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우리가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그 짧고도 영원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화제가 된 CC-타피스와 포르나세티(Fornasetti)의 협업 전시를 큐레이팅했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 협업인데요. 전시 출발점은 어디였나요
전시를 맡았을 때 컬렉션은 이미 제작 중이었어요. 그 탄탄한 토대 위에서 개념을 구축해 나갈 수 있었어요. 흥미롭게도 포르나세티의 모티프가 평평하고 거대한 형태로 표현될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했어요. 흔히 사람들이 떠올리는 도자기나 장식 오브제와는 전혀 다른 존재감이 있거든요. 피에로 포르나세티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들과 상징을 연구하다가 그의 작업에 흐르는 형이상학적 맥락을 발견했고, 1958년에 그가 제작한 32폭 병풍 메타피지카(Metafisica)에서 전시 제목을 가져왔습니다. 거기서부터 각 룸의 레이어드와 미러링 개념을 발전시켰고, 러그를 벽을 위한 캔버스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어요. 카탈루냐 출신 아티스트 카를로스 카사스(Carlos Casas)에게 각 디자인에 등장하는 동물과 캐릭터를 참조한 사운드스케이프도 의뢰했고요.
편집자의 시선을 울과 매듭, 히말라야 공예로 번역한 러그 작업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책이 가르쳐줄 수 없는 것들을 러그에서 배웠는지
러그라는 매체의 촉각성이 흥미로웠어요. 겉으로는 평평한 매체지만, 실제로는 손과 눈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3차원의 레이어와 텍스처가 존재하거든요. 게다가 CC-타피스는 업계에서도 가장 앞선 스튜디오 중 하나예요. 로봇 기술로 제작한 기계 매듭 작업을 인도와 네팔의 고대 매듭 기법과 결합하기도 하죠. 기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방식 자체가 저에게는 새로운 언어였습니다.
포르나세티의 이미지 중 특별히 끌리는 게 있었나요? 러그에 담길 디자인 선정에도 관여했는지
포르나세티에 대한 기억은 사람마다 달라요.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은 말라카이트(Malachite) 시리즈를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 디자인 선정은 피에로의 아들 바르나바(Barnaba)가 CC-타피스와 함께 했는데, 신화와 일상 요소가 동시에 담겨 있어 결과가 마음에 들었어요. 에덴 동산의 뱀처럼 신화적인 것부터 카펫 먼지떨이를 뜻하는 ’바티판니(Battipanni)’처럼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기호까지 한 공간에 공존한다는 게 좋았습니다.
보도 자료에 담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태양 문양의 러그를 천장에 설치하고 싶었어요. 결국 건물의 행사 규정에 걸려 포기했지만요. 지금도 그 버전이 머릿속에 선명해요.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실패였을 거예요.
2026 밀란 디자인 위크 중 질 샌더의 책을 주제로 전시에서 ‘자신을 만든 책’ 한 권을 골라 관람자와 공유하기도 했어요
캐나다-스리랑카계 작가 마이클 온다체(Michael Ondaatje)의 1987년 소설 <사자의 가죽을 쓰고 In the Skin of A Lion>를 골랐어요. 영문학을 공부하던 초기에 그의 문장이 저를 만들었고, 지금도 자주 찾아요. 인간 조건의 섬세함과 드라마를 이토록 아름답게 담아낸 글이 드물거든요. 메타픽션(Metafiction)과 은유의 층위가 쌓이는 방식, 사랑과 상실,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서사가 담긴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게 보여요.
올해 밀란에서 당신 안의 무언가를 바꾼 전시나 순간이 있었다면
우즈베키스탄의 전시 <살구꽃이 필 때 When Apricots Blossom>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어요. 현대 디자이너들과 전통 공예 사이에서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낸 전시였죠. 니페미 마르쿠스-벨로(Nifemi Marcus-Bello), 마르친 루삭(Marcin Rusak), 비선 로라 우드(Bethan Laura Wood)가 각자의 방식으로 빵 굽는 전통 도구를 재해석한 작업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나는 방식에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당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일관되고, 진실하고, 마법 같은 스토리텔링이요. 요즘엔 아이디어의 반복과 ‘노스탤지어’적 재현이 너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건 어렵지만, 예술과 과학이 창의성 안에서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올바른 이미지와 언어로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믿어요. 우리는 물리적 영역에서 사람의 감각을 깨워야 하고, 동시에 디지털 경험의 평면성을 넘어 아름다움을 멀리서도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읽고, 시간이 흐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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