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랜드' 시청 전 봐야 할 이현욱·이광수 인터뷰
욕망은 제각각, 목표는 단 하나. 박보영과 김성철, 이현욱 그리고 이광수가 끝내 마주하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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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
이현욱이 입은 재킷은 Dior.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 이야기에 끌린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캐릭터의 심리와 정서를 밀도 있게 표현하는 작업을 재미있어 하는 편이다. 요즘 치솟는 금값 이슈도 그렇고, 시청자들이 이 이야기를 보며 ‘나라면 어땠을까’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웠다.
스웨이드 재킷은 Coach. 레오퍼드 셔츠와 팬츠,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항공사 부기장 이도경은 연인 희주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했나
도경은 가장 본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희주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가장 믿기 때문에 절박한 상황에서 그 임무를 맡긴다.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다소 ‘나쁜 남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웃음), 도경에게 희주는 결국 종착역 같은 존재다. 이 일을 해결하면 둘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그의 동력이 아닐까.
이광수 배우와의 호흡이 특히 살벌하게 느껴졌다
박이사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니 현장에서 최대한 그 에너지를 받아보려 했다. 그래서 미리 어떤 반응을 해야겠다고 정하기보다 그 순간 도경으로서 느끼는 리얼한 반응을 표현하려고 했다. 워낙 격해서, 실제로 어떤 장면에서는 입술이 다 터지기도 했다(웃음).
스웨이드 재킷은 Coach. 레오퍼드 셔츠와 팬츠,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도경을 표현하는 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감독님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은 ‘정제되지 말자’였다. 배우는 보통 어떤 반응을 할지 어느 정도 디자인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런 계산을 한 번 놓아보자고. 말을 더듬거나 숨이 차고 발음이 흐트러지는 순간까지도 도경의 현실적 반응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라 더 흥미롭고 새로웠다.
도경의 마음에 이입하면서 돈이나 욕망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나
야망이나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크기의 차이, 그것을 드러내느냐 감추느냐 하는 차이일 뿐이다. 예전에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면, 요즘은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조금씩 생긴 것 같다. 되려 지금 가진 것들에 감사하게 된다.
스웨이드 재킷은 Coach. 레오퍼드 셔츠와 팬츠,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만약 1500억 원의 금괴를 우연히 손에 넣는다면, 누구와 공유하고 싶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알고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그때부터 일이 벌어지니까(웃음).
스웨이드 재킷은 Coach. 레오퍼드 셔츠와 팬츠,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실제 이현욱은 야망이 큰 사람인가
생각보다 야망이 컸는데, 꽤 빨리 꺼진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20년 동안 성공이나 욕망을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내가 하고 싶었던 연기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잘되면 좋고, 돈도 많이 벌면 좋고, 더 올라가면 좋겠지만 그런 것들을 머릿속 우선순위에서 일부러 배제하려 한다. 예전에는 연기를 그만두려고도 자주 생각했다. 기다림이 사람을 계속 혼란스럽게 하니까. 다시 시작하면서는 재미없고 의미가 없어졌을 때 과감하게 그만두자고 스스로 약속했다. 지금도 작품을 할 때마다 농담처럼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재미있게 하고 싶다.
이현욱이 입은 재킷은 Dior. 이너 웨어 톱과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광수가 입은 새틴 수트 재킷과 셔츠, 스카프 스커트는 모두 Dries Van Noten. 김성철이 입은 레더 재킷은 Kimseoryong Homme.
지금까지 배우로서 달려오게 만든 동력은
재미도 있고, 오기도 있고. 연기한 걸 후회한 적은 없지만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은 잘 안 해봤는데 요새는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연기하지 않았으면 나라는 사람에 관해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을까? 아닐 것 같거든.
이현욱이 입은 재킷은 Dior. 이너 웨어 톱과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광수가 입은 새틴 수트 재킷과 셔츠, 스카프 스커트는 모두 Dries Van Noten. 김성철이 입은 레더 재킷은 Kimseoryong Homme.
지금 이현욱의 가장 큰 욕망은
고민했던 시간들도 분명 도움이 됐지만, 고민만 하며 흘려 보낸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40대에 들어서면서는 좀 더 가치 있고 진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느끼고 싶은지 분명히 알면서 그 안을 채워가는 삶. 지금 욕망은 거기에 가깝다.
이광수
이광수가 입은 시퀸 디테일의 재킷과 셔츠는 모두 Bottega Veneta.
희주를 집요하게 뒤쫓는 조직의 간부 박이사의 존재감이 정말 살벌하다
대본을 보자마자 박이사가 가진 서늘함과 욕망을 잘 표현해 보고 싶었다. 처음 도전해 보는 ‘결’의 인물이기도 하고. 김성훈 감독님과는 <마이 리틀 히어로> 이후 거의 1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건데 그때 기억이 워낙 좋았다. 보영이와도 오랜만에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으로 투스잼에도 도전했다. 박이사의 비주얼 구축에도 고심했겠다
캐릭터의 전사가 자세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몸의 흉터나 금니, 액세서리 같은 요소로 험난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거친 면이 오롯이 느껴질 수 있게 말이다.
시퀸 디테일이 돋보이는 쇼트 재킷과 셔츠, 팬츠, 로고 스니커즈는 모두 Bottega Veneta.
흔히 빌런으로 읽히는 박이사를, 배우 이광수는 어떻게 해석했나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에 착한 역할도, 나쁜 역할도 없다고 읽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함께 가지고 있으니까. 욕망이 큰 사람, 욕망 있지만 숨기는 사람, 욕망이 적은 사람이 각자 살아온 인생과 상황에서 그것을 좇아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박이사 역시 자신의 상황에서 선택해 나가는 인물이라고 봤다.
박이사의 추격 신은 매번 압권이었다. 격한 촬영이 쉽지 않았을 텐데
힘들지 않았다. 흔히 볼 수 없던 액션 신이 많아서 오히려 더 잘 해내고 싶었다. 무술감독님도 의욕이 넘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명을 정말 찰떡같이 해주셨다. 근데 무술감독님이 다행인지 아닌지 “광수 씨 액션이 크게 멋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거다. 처절하고 절실해 보여 좋다고(웃음). 일부러 멋있지 않게 보이려고 했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렇다고 하니….
시퀸 디테일이 돋보이는 쇼트 재킷과 셔츠, 팬츠, 로고 스니커즈는 모두 Bottega Veneta.
1500억 원의 금괴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다면, 어떻게 할 건가
은행에 맡길 거다. 아니면 신고하거나 직접 돌려줄 수도 있다. 그러면 보상금으로 몇 프로를 받을 수 있겠지? 뭐든 순리대로 하는 게 제일 속 편하다. 누가 숨겨 달라고 부탁해도 거절할 거다. 그런 일에 엮이고 싶지 않다. 그렇게 욕심부리다 잘되는 걸 못 봤다.
<악연>에서도 그랬지만, 최근 어둡고 차가운 결의 이야기들을 그려왔다. 이런 날것의 서사가 지닌 힘을 어떻게 느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대본으로 만나고 연기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실제로 살아볼 수 없는 인생을 대신 경험해 보는 거니까. 공감은 되지만 선뜻 드러내 말하기 어려운, 마음 한구석의 가볍고 은밀한 감정을 긁어주는 통쾌함과 짜릿함도 있다. 무엇보다 각 캐릭터가 전혀 다른 결로 나아가기 때문에, 시청자 역시 누구를 따라가고 누구에게 마음이 움직이는지 보면서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선명하게 알게 되는 게 좋다.
시퀸 디테일이 돋보이는 쇼트 재킷과 셔츠, 팬츠, 로고 스니커즈는 모두 Bottega Veneta.
이광수라는 배우의 변주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기대를 품게 한다. 스스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상상해 본 적 있나
엄청 큰 목표를 세우거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멀리 생각하며 사는 편은 아니다. 그것만 좇다 보면 그 과정이 너무 버겁고, 정작 잘 즐기지 못하는 것 같거든. 그저 주어진 상황과 작품, 캐릭터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어떤 궤적으로 걸어왔는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김성철이 입은 레더 재킷은 Kimseoryong Homme. 시계는 모델 소장품. 이현욱이 입은 재킷은 Dior. 이너 웨어 톱과 팬츠, 벨트,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보영이 입은 레이스 디테일의 시퀸 드레스와 부츠는 모두 Ice Dust. 이광수가 입은 새틴 수트 재킷과 턱시도 셔츠, 스카프 스커트는 모두 Dries Van Noten. 레더 로퍼는 Sacai.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 이광수의 가장 큰 욕망이 있다면
사실 욕망이 없는 건지, 아니면 숨기고 살다 보니 없는 사람이 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골드랜드>를 많은 분이 좋아해 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작품을 잘 준비해서 현장에서 끝까지 잘 해내는 것. 나의 욕망은 그 정도다.
Credit
- 에디터 김명민 ·전혜진
- 사진가 고원태
- 헤어 아티스트 안홍문 ·이민아·류연주·김병우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나겸·김지영·류연주
- 스타일리스트 김현경·박선용·박태일·허예지
-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
- 어시스턴트 임주원·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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