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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TMI를 하나 공개하면, 에디터는 똑바로 누우면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한다. 모로 누워야 잠에 들곤 하는데, 그것도 반드시 왼쪽으로 누워야 한다. 계속 왼쪽으로만 누우니 허리가 결리는 것 같아 오른쪽으로 누워 봐도 금세 왼쪽 귀에서 심장 박동과 동일한 템포로 쿵쾅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도 아주 크게.
“네가 말한 것처럼 심장 박동과 맞춰서 ‘쿵쿵’ 들리고, 한쪽 귀에서만 들리거나, 특정 자세에서 특히 커지는 것이라면 의학적으로 박동성 이명(Pulsatile Tinnitus)과 상당히 비슷해. 박동성 이명은 심장 박동 같은 리듬으로 쿵쿵거리거나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특징이고, 자세를 바꿀 때 더 두드러질 수도 있어. 혈관의 혈류가 자세에 따라 달라지면서 소리가 더 크게 인식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반복적으로 심장 박동과 동기화된 소리가 난다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확인해 보는 게 좋아.” 챗GPT가 친절하게 알려준다.
사실 오래전부터 같은 패턴을 이어온 증상이라 이미 익숙해진 상태.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나 극심한 어지럼증, 균형 장애, 시야 변화,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은 없다고 했더니 챗GPT도 당장 응급실로 달려갈 상황은 아니라며 에디터를 안심시킨다. 성인의 75%가 경험한다는 이명. 여러 원인이 있지만 거북 목도 이명 유발 요인이라 한다. 해부학적으로 귀와 목, 턱은 복잡한 신경 망과 혈관으로 얽혀 있어 목과 어깨 주변 근육이 경직되면 얽힌 신경과 혈관이 압박을 받아 이명처럼 귀의 소음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
스트레스도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교감 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청각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고, 평소라면 뇌가 자연스럽게 차단했을 미세한 체내 잡음까지 크게 인식하게 만든다. 이런 이명의 대부분은 간헐적 이명에 해당하지만, 심장 박동과 동기화돼 들리는 박동성 이명은 심할 경우 동정맥 기형, 종양, 뇌혈관 질환 등을 시사하는 위험 징후일 수도 있다고 한다.
챗GPT만 믿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두려움에 웹 서핑을 하다가 엘르 프랑스에 실린 이명 관련 기사를 발견했다. 파리에 사는 27세 마리는 6개월 넘게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집 안 어딘가에서 나는 소리이거나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자신의 고막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여름 음악 축제 기간에 열린 콘서트를 다녀온 뒤, 귀가 먹먹해진 것이 시작이었다. 그날 이후 이명은 그림자처럼 그녀를 따라다닌다.
2018년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에 따르면 18~24세의 절반 이상이 이명을 겪고 있거나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성가신 웅웅거림은 더 이상 노화의 문제가 아니다. 머리에 헤드폰을 쓴 채로 음악을 크게 듣거나, 클럽 혹은 파티에서 스피커 바로 앞에 서 있는 젊은 세대 역시 이명에서 자유롭지 않다. 삐~하는 소리, 지직거리거나 웅웅거리는 소리 등은 마리의 모든 순간을 방해했다. “친구들과 대화조차 할 수 없었어요.” 생물학 박사 과정에 있는 그녀는 연구를 위해 책을 읽는 것도 어려워졌고 결국 외출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내 이명 환자 중 약 3분의 1이 겪는 일이다. 침묵으로 자신을 둘러싼 요새를 만드는 것.
이명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뒤, 이비인후과 의사가 마리에게 내린 말은 마지막 일격이나 다름없었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 소리에 신경 쓰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요.” 몽펠리에 대학 신경과학 교수이자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 청각 연구 책임자인 장-뤽 퓌엘도 의사가 마리에게 건넨 말이 다소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재 이명을 완전히 없애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뇌가 이 소리를 더 이상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평범한 요소로 인식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각할 경우 마리처럼 사회적 고립을 넘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이명.
장-뤽 퓌엘 교수는 무엇보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프랑스에서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무려 2300백만 명이 이명을 경험했고, 이 중 12%는 15~17세의 청소년이다. ‘You’re not alone.’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사처럼 이명이 당신만의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햇빛에 노출되는 정도를 관리해야 하듯, 소리에 대한 노출도 관리해야 합니다. 당장 청력을 잃게 만들지는 않아도 소음에 많이 노출될수록 귀는 빨리 노화됩니다.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과 음량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음향 기기 사용 시 볼륨은 기기 최대치의 60%를 넘지 않도록 설정할 것. 이어폰의 하루 총 사용 시간을 60분 이내로 제한하고, 1시간을 청취했다면 반드시 10분 이상 조용한 환경에서 귀에게 완전한 휴식을 줘야 한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이어플러그를 꼭 쓰고, 큰 소음에 노출되거나 귀가 먹먹하면서 이상음이 들린다면 즉시 정적 속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주변 소음을 차단해 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장시간 밀폐된 상태로 사용할 경우 귀 내부의 압력을 상승시켜 피로감과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것.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필요한 일상 잡음을 무시하도록 유도하는 ‘습관화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이명이 불치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뇌의 인지 훈련과 환경 개선을 통해 충분히 ‘통제 가능한 증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만간 이비인후과 상담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밤 오른쪽으로 눕는 데 익숙해져 보려 한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리를 ASMR 삼아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를 세며 잠들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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