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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는 어떤 남자친구일까요
음(웃음), 잘 모르겠지만 연애 프로그램은 많이 봐요. 최근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랑 <내 남은 연애> <다운 포 러브> <나는 솔로>를 봤습니다. 많이 봤죠? 제가 술자리에 잘 안 가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연애하고 사는지 잘 몰라서 연애 프로그램으로 대리만족하고 있어요.
톱은 Celine. 모자는 SF1oG. (오른쪽) 니트는 Courrèges. 티셔츠는 Hanes. 팬츠는 Juun. J. 모자는 Paul Harnden Shoemakers. 슈즈는 Balenciaga.
작품을 통해서는 로맨스로 과감히 뛰어들죠. <연애박사>는 서로 다른 이유로 꿈을 잃었던 두 청춘이 대학원 로봇 연구실에서 만나 다시 삶의 방향과 사랑을 배워가는 이야기입니다
대본을 읽었을 때 문학 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점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는 ‘도파민’ 요소가 적어요. 큰 사건이 많지 않고,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 같아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극중에서 박사 과정인 ‘민재’는 고등학교 때 수영 선수였지만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인물이에요. 민재와는 어떤 면에서 통했나요
저와 꽤 비슷한 것 같아요. 이과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조금 다른 메커니즘으로 사고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잖아요. MBTI 성향으로는 ‘T’적이라고 하죠(웃음). 민재만의 표현 방식은 꽤 딱딱하고 이성적이에요. 그래서 답답하고 서툴다는 느낌도 들지만 진심이 아닌 말을 덧붙이거나 꾸미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아요.
추영우와 민재는 사랑을 대할 때도 닮았나요
닮았어요. 민재는 주변 환경과 사고로 인해 받은 상처가 커서 타인에게 상처를 줄까 봐 무척 조심스러워요. 안 그런 척하지만 불안과 걱정, 두려움이 크고 스스로를 약하다고 생각하죠. 민재가 지닌 연약한 면과 사랑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태도가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혹시 내 마음이 이기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늘 안고 가는 점도 그렇고요.
레이어드 트랙 재킷은 Martine Rose. 모자는 Undercover.
민재의 상처를 표현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미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육체적인 아픔에서 오는 불편함은 물론 절단 수술을 앞두고 겪은 트라우마와 그 기억에 겹쳐 떠오르는 안 좋은 기억들이 민재를 덮칠 텐데, 그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는 인물인지 고민했죠. 친구들과 떠들거나 일상적인 데이트를 할 때 민재의 상태를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할지도 많이 고민했어요. 불편한 몸 때문인지 일상 속의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든요. 시청자들에게 미움받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고(故) 안판석 감독님은 “그렇지 않다. 네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되고, 어른들도 아프면 신경질 나고 서럽고 다 때려 부수고 싶다. 그게 솔직한 것”이라고 했어요. 감독님을 믿고 표현하고 싶은 대로 했습니다.
흔들리는 청춘이네요
혼자 힘으로는 완벽하게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유진’이라는 인물을 만나요. 그녀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며 단단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김소현 배우가 연기한 유진은 어떤 인물인가요? 진로를 잃고 방황하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로 한 상황에서 민재를 만나더군요
진짜 멋져요. 민재보다 훨씬 똑똑하고, 빛나고, 강하고, 용감하죠. 저는 사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존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민재는 자존심을 부리거든요. 반면 유진이는 자존심보다 상대방을 향한 사랑과 마음이 더 중요한 친구예요. 연기하면서도 유진이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니트와 셔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소현 배우와의 호흡에 몇 점을 줄 건가요
아유, 100점이죠! 소현이는 정말 잘해요. 저와 실제로 성격의 결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둘 다 아주 들뜨지 않고, 매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적당히 진지해요. 소현이가 중간중간 칭찬도 해줬어요. “너 되게 집중력 좋다”거나, 아픈 연기를 할 때는 “진짜 아픈 것 같다”고요.
작품 공개를 앞두고 타계한 고 안판석 감독과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췄습니다
극중 눈 오는 날 걷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한 컷에 많은 정보값이 담기지 않는데도 분명히 감독님의 작품 같다고 느꼈어요. 촬영하면서 감독님이 해준 말이 너무 좋아서 메모장에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어떤 말을 남겼나요
“작가, 연출, 감독은 다 똑같은 직업이고, 하는 일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상업 드라마든 영화든 간에 예술이다. 예술이 아니라 돈벌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집에 가라.”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받은 돈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요. 시청자가 퇴근하고 치킨 한 마리 시켜놓고 TV를 딱 켰는데 우리 드라마를 택한다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요. 감독님은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 말씀이 배우로서 제 생각과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트랙 재킷은 Martine Rose. 이너 웨어로 입은 슬리브리스는 Cos. 레이어드 쇼츠는 모두 Bless. 레이어드 트랙 재킷은 Prada. 모자는 Undercover.
셔츠, 팬츠, 타이, 슈즈는 모두 Celine. 링은 모두 Bvlgari.
영우 씨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배우는 감독의 소품 중 하나다”
내가 소품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면 큰 고민 없이 이야기와 인물 성격에 맞춰 연기하면 돼요. 그런 방식은 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연애박사>를 앞두고는 평소보다 고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은 배우들을 그저 풀어줬어요. “그냥 다 괜찮으니 믿고 연기해라. 이상하면 말해 주겠다”고요.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한 번도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제 연기가 어땠는지 여기저기 많이 물어봤죠. 감독님은 저를 자유롭게 풀어두셨지만, 제가 품어온 관습적인 행동과 생각의 틀을 많이 벗어나게 해주셨어요.
일종의 사랑을 느꼈군요. 서로 사랑하며 결핍을 치유하고 어른으로 거듭나는 이 이야기를 통과한 추영우는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이 감정에 골몰한 끝에 다다른 결론은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하는 건 오답이고, 원하는 게 정답입니다(웃음). 상대방이 원하는 걸 늘 채워주면 참 좋을 텐데, 그 사람이 원하는 걸 정확하게 아는 게 어렵죠. 민재와 유진이도 정답과 오답을 계속 고민하는 과정에 놓이는데, 민재가 계속 오답만 골라요. 아직 30대의 사랑을 안 해봐서 20대 관점에서 사랑을 표현하면 완전히 ‘초보 운전’인 것 같습니다. 초보일 때는 겁이 없잖아요. 자기가 세상에서 운전을 제일 잘하는 줄 아는 사람도 있죠.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상대방과의 사랑을 다 안다고 생각하다가 꼭 사고가 나죠.
사고 없이 연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게요. 제가 말한 것처럼 상대가 원하는 걸 다 들어줬을 때 상대방은 싫증을 낼 수도 있어요. 혹은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겠죠.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건 관계에서 적당한 마음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너무 뜨거워도, 차가워도 안 되죠. 그 거리를 조절하려면 어마어마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니트는 Courrèges. 티셔츠는 Hanes. 팬츠는 Juun. J. 모자는 Paul Harnden Shoemakers.
니트는 Courrèges. 티셔츠는 Hanes. 팬츠는 Juun. J. 모자는 Paul Harnden Shoemakers.
사랑 앞에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사랑을 고백할 때, 유지할 때, 이별할 때 중에서요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사랑했다면 관계가 끝날 때 큰 용기가 필요하죠.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는 일이 제일 어렵고 거대한 용기 같거든요. 그래도 제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용기는 사랑을 지켜 나가기 위해 애쓰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다양한 역할을 통과했습니다. <옥씨부인전>의 송서인, <중증외상센터>의 양재원, <견우와 선녀>의 배견우. 당신은 어떤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나요
공포, 의학,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했어요. 그 작품들의 교집합을 고민하다가 안판석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은 게 있어요. 결국 저와 닮은 이야기, 살아가며 겪은 순간들이 작품 속 인물의 삶과 닮아 있을 때 위로와 공감, 사랑을 얻는다는 말씀이었죠. 그래서 드라마를 찍으면서 ‘나처럼 누군가도 이런 경험을 했겠지’ ‘이 이야기를 보며 위로를 받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책임감도 강해졌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걷어낸, 인간 추영우의 ‘진짜’ 모습이 궁금하네요
저는 일에서 잘하고 싶은 욕심은 크지만, 일상에서는 그리 욕심이 많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건강한 몸뚱어리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잘 먹고 잘 살 자신이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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