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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겁게 음문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나요
여기저기 노출되니까 일반인 친구들은 “너 진짜 잘될 것 같아!” “뭔가 좀 느낌이 이상해!” 이런 얘기들을 해요(웃음).
<호프>의 양배로 당신을 먼저 만난 사람들은 “저렇게 잘생긴 배우였다고?”라고 하더라고요
양배와 비교한다면 그 누가 연기했어도 잘생겼다는 소리를 들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저는 ‘볼매’라고 생각합니다.
레더 블루종과 슬리브리스 톱은 Recto. 데님 쇼츠와 벨트, 선글라스, 글러브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크리스와 이어 커프는 Tom Wood.
음문석의 ‘잘생김’을 일찌감치 알아본 팬카페 이름이 ‘음풍당당’이더군요
유명하지 않을 때부터 지지해 준 분들이죠. 라디오든 무대 인사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챙겨 주시고 예뻐해 주시는데, 가끔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해요. 그러다 보면 결국 좋은 연기, 양배처럼 좋은 캐릭터를 선물하는 길밖에 없더라고요.
‘음풍당당’의 응원을 받으면 좀 더 위풍당당해지나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죠. 늘 어깨를 펴고 다니려고 하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스스로 끊임없이 훈련하면서요.
<호프>에서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목수 양배, 그가 그토록 엄청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여태까지 만난 캐릭터 중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어요
양배는 순수악도 아니고, 선하지도, 이상하지도 않아요. 그냥 악의 악. 그런데 양배에게 뭐라고 하기는 애매해요. 얘가 일부러 그런 건가? 진짜 그런 건가? 헷갈리는 지점이 있거든요. 저도 헤맸어요. 분명 미친 짓을 하는데, 그 경계에서 혼란을 주는 포인트를 찾아야 했죠. 그런데 문제를 풀려고 애쓰다 보니 이게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거예요. 내가 풀 수 없다면 관객도 풀 수 없어야 했어요. 제가 양배라는 문제를 푸는 순간 관객도 풀 것 같았고, 배우가 답을 알고 연기하면 분명 티가 날 것 같았죠. 양배를 다 알게 되는 순간 미묘하게 표정이 달라지고 힘이 들어갈 것 같았거든요. 그냥 답 없이 갔죠. 나홍진 감독님의 완벽한 디자인과 확신 아래서요.
스크린으로 양배와 처음 마주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스케줄 때문에 VIP 시사회에서 딱 한 번 봤어요. 보통 특정 작품에서 자신의 연기를 처음 보면 긴장하거나 부끄럽거나 그러잖아요. 그런데 관객으로서 푹 빠져서 보게 되더군요. 사운드와 스케일, 스피드, 이런 감각이 상상 이상으로 다가오니까. 시간 내어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저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레더 재킷과 블랙 코튼 터틀넥은 모두 Loewe.
화이트 시스루 셔츠와 블랙 팬츠, 웨스턴 부츠는 모두 Maison Margiela. 벨트는 H&M Atelier.
봉준호 감독은 “양배가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양배의 분장이나 패션, 생김새를 비주얼로 구현하면서도 고심이 깊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분장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죠
치아는 제가 그냥 툭툭, 거의 10초면 끼고요. 얼굴은 최대한 까맣게 한 다음 주근깨를 뿌리는데, 모두 20분이면 끝났어요. 저도 제 눈을 보고 놀랐어요. 눈빛이 이상해서. ‘뭔가 좀 이상한 놈이네?’ 싶었죠. 하지만 처음부터 감독님의 머릿속에는 양배라는 캐릭터의 치아나 비주얼, 옷 스타일까지 정확하게 있었어요. 거기서부터 안심했죠. 감독님은 이미 양배를 딱 입고 현장에 오신 거죠.
캐릭터를 잡아갈 때 조카의 단순한 행동이 큰 힌트가 됐다죠. ‘아이’의 측면에서 양배의 단서를 찾았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보면 그 어떤 것도 그냥 장난감이고, 놀이예요. 그래서 저는 호포항의 순경 범석에게도 지어 보인 ‘우리 집에 장난감 많으니까 놀러 와. 들어오세요’ 이런 식의 표정이 양배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저 자랑하고 싶은 거죠. ‘우리 집에 내가 만들어놓은 거 있잖아. 특이한 장난감!’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후반부 범석과 성애, 낙연을 태운 차의 운전수 역할을 양배가 맡았다는 거예요. 다들 제각각 싸우고 지지고 볶으며 자신의 역할을 하는데, 양배는 그저 운전하죠. 그 신은 어떻게 접근했나요
세 사람은 목적이 같아요. 근데 양배는 왜 자신이 여기서 운전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냥 가게 냅둬요. 왜 따라가요? 그 괴물을 따라가는 게 이상한 거야. 저 무서운 애가 따라오는데 왜 따라가는 거여요?” 하고 화가 나 있어요. 아니 왜 지옥으로 가는 겨? 이해가 안 되니 불만인 거죠. 외계인과의 승부에서 환호할 때도 양배는 안 하잖아요. 하이파이브도 대강 하는 척하고(웃음). 도망갈 수 있었던 양배가 그 차를 끝까지 끌고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장난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내 건데, 이 사람들이 가져갔으니까. 이들과 같이 가야 그걸 찾을 수 있으니까. 제 개인적인 서브 텍스트였죠. 차에 탄 세 사람과 같이 가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그렇게 연기했어요.
양배를 연기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도 있나요
대중은 <범죄도시2> <모범택시3>처럼 장르적인 작품에서의 약간 센 캐릭터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그만큼 부담감도 생겨요.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고요. 그래서 실전에 나가기 전에 음성이나 이미지적인 부분까지, 제가 가진 또 다른 모습을 샅샅이 찾아보려고 늘 노력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나를 탐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죠. 오히려 요즘 녹음기나 카메라를 켜놓고 대사를 쳐보면서 이것저것 새롭게 시도하다 보니, 꼭 연습생 시절을 보내는 것 같아요.
네이비 컬러 니트와 데님 팬츠는 Jil Sander. 레이어드한 레드 톱과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오퍼드 실크 셔츠는 Tom Ford. 데님 팬츠는 Cos. 골드 워치는 Bvlgari. 네크리스는 Tom Wood.
진한 멜로는 어때요? 사랑 연기를 하는 음문석도 보고 싶은데요
하하. 만약 멜로를 하게 된다면 제가 잘하는 감정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재벌이나 왕자 말고, 시골에서 새카맣게 탄 남자. 거칠게 사랑하는 남자. <파이란>의 최민식 선배처럼 그런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일상에서 음문석은 어떤 사람인가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떤 사람이 되는지
그냥 웃긴 얘기, 즐거운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웃음소리가 많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 안에 ‘딥’한 부분도 많은데, 그걸 누르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죠. 혼자 있을 때는 피아노 연주곡을 들어요. 거꾸로 시나리오나 글을 쓸 때는 클럽 노래를 틀어요. EDM 같은 거요.
음문석은 댄서이자 가수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2013년 <댄싱9> 블루아이 팀에서 크럼핑을 하던 모습이 생생해요. 그럼에도 배우의 길로 이끌려 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 듯, 오늘의 1분 1초가 지나가듯, 키가 크는 것처럼 그냥 흘러갔죠. 전제조건은 하나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처음에는 그게 춤이었고, 춤추다가 노래를 하게 됐고, 노래하다가 예능을 하게 되고, 그러다 연기에 이르렀어요. 그러면서 이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레오퍼드 실크 셔츠는 Tom Ford. 데님 팬츠는 Cos. 골드 워치는 Bvlgari.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Tom Wood. 부츠는 Burberry.
브라운 레더 재킷과 블랙 코튼 터틀넥, 카고 팬츠, 벨트는 모두 Loewe. 글러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뷔 후 약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이 일은 어떤 면에서 당신의 불씨를 당겼나요
연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로 에너지를 쓰고 채우고, 또 쓰고, 채우는 게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이 소비됐다가 다시 채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적성에 맞지 않으면 할 수 없잖아요. 제게는 이상하게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아요. 그냥 ‘안 되면 다음에.’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면 ‘후회할 걸? 나를 놓쳤지?’ ‘언젠가 나를 쓸 수밖에 없을 걸!’ 이러면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거든요. 가진 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 마음으로 버티지 못하면 결국 뭐든 포기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근데 ‘난 할 수 있어’ ‘지금은 못 알아보지만 결국 날 알아볼 거야’ 이런 마음으로 계속해왔어요.
‘정체를 알 수 없다.’ 당신을 보며 가장 많이 떠올린 문장이었습니다. 양배와 음문석의 공통점이기도 해요
20대부터 항상 해온 얘기가 있어요. “너의 목표가 뭐야?”라고 누가 물으면 “나도 몰라.” “네가 모르면 어떻게 해?” 그러면 “내가 어디까지 갈지 몰라서 커트라인을 정해놓지 않았어”라고 답했죠. 미래를 어떻게 알아요? 내가 어디까지 갈지 어떻게 알고 정해요. 정하면 또 거기까지만 가게? 말 그대로 그냥 물 흘러가듯이 내일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거예요. 그 모습이 하루하루 담길 거고, 그게 아웃풋으로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평가할 거고. 그렇게 그냥 흘러간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걸 보여줘야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걸어가다 보면 결국 하나씩 조립돼서 완성본이 나올 테니까. 또 하나의 ‘완성본’이 되어준 양배에게 한마디 <열혈사제>의 장룡은 보내지 못해서 냉동 창고에 넣어뒀거든요. 언제 또 나와야 할지 모르니까. 양배에게도 창고에 들어가 있으라 할래요. 언제든 열면 튀어나올 준비하고 있어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상한 짓거리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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